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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지지리 궁상이면 어때…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

공연/전시

    [노컷 리뷰]지지리 궁상이면 어때…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

    뮤지컬 '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11월 27일까지

    그린피그 제공그린피그 제공지난 9일 개막한 뮤지컬 '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이하 바바리맨)는 기존 뮤지컬이 식상한 관객이라면 즐겁게 관람할 만한 작품이다. 1시간 30분간 지지리 궁상인 사랑 이야기에 사회 비판 메시지를 버무려 맛깔난 요리가 완성됐다.

    윤미현 작가와 윤한솔 연출가, 나실인 작곡가가 의기투합했다. 윤 작가는 올해 연극 '양갈래머리와 아이엠에프'(4월)와 연극 '목선'(6월)에서 각각 윤 연출가·나 작곡가와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바바리맨'은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신랄하지만 유쾌하게 풀어내온 세 창작진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중학생 '호미'와 '궁전'이 주인공인데, 두 친구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관객을 자주 '웃픈' 상황에 놓이게 한다.

    '호미'는 변두리의 좁은 원룸에서 엄마와 산다. 그런데 엄마를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오래 전 집 나간 아빠를 못 잊어 생계는 나 몰라라하니 복장 터진다. 호미는 생활비를 아끼려면 물가를 낮춰야 한다며 '생활물가 잡기 범국민 궐기 대회'에 참석한다.

    그린피그 제공그린피그 제공'궁전'의 일상도 퍽퍽하긴 매한가지다. 아빠는 엄마와 이혼하고 집 떠난 지 한참 됐다. 엄마는 악착같이 돈을 모아 강남에 똘똘한 아파트를 두 채 마련했다. 이제 좀 편히 살아도 되건만 엄마는 낮엔 야쿠르트 배달하고 밤엔 밤 까는 부업을 한다.

    두 소녀가 보기에 엄마들은 참, 지지리 궁상이다. 하지만 엄마들의 속사정을 알고 나면 관객은 혀를 끌끌 찰 수만은 없게 된다. 왠지 모를 애잔함이 밀려오는 탓이다.

    '그 놈의 사랑타령은 왜 질리지도 않을까' 생각에 젖어들 때마다 흥겨운 리듬의 넘버들이 적재적소에 파고들어 극 분위기를 신명나게 바꿔준다. '푸른 곰팡이 같은 사랑', '한나절 같은 내 사랑아' 등 19곡의 넘버가 펼쳐진다.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활물가 잡기 범국민 궐기 대회' 운동본부 최연소 회원인 호미에게 청산가리 먹는 퍼포먼스를 제안하는 장면, 경찰들이 사건 해결 보다 두둑한 수당에 목매는 장면 등이 쓴웃음을 짓게 한다. 

    '바바리맨' 역은 임진웅, '호미엄마' 역에는 황미영, '야쿠르트 아줌마' 역은 정양아, '김박철'역은 박기원, '호미' 역은 박유진, '궁전' 역은 김민주가 캐스팅됐다.그린피그 제공그린피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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