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대통령 후보 토론회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백악관에서 공보국장을 역임한 알리사 파라는 1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공중보건과 다른 사람의 건강에 대한 명백한 관심 부족"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파라는 "당시 백악관에는 임신한 직원들도 있었다. 여러 차례 암에서 회복한 사람도 있었다"면서 "웨스트 윙(보좌진)에는 65세도 많았다. 동료를 죽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지로 않기로 하면서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가디언은 다음주 출간 예정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우의 회고록을 입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성판정 사실을 숨겼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메도우 전 비서실장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첫 번째 토론회를 3일 앞둔 지난해 9월 2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적었다.
작년 9월 29일 바이든과 트럼프의 첫 대선후보 TV토론 모습.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성 판정을 받은 당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당시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최소 12명이 나중에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 전파의 '진원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파라는 "(당시) 메도우 비서실장에게 양성 판정과 관련한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양성 판정 받은 사실을 부인하며 "내가 첫 번째 토론회 전에 코로나19 걸렸다는 이야기는 '가짜뉴스'"라며 "토론회 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메도우 전 비서실장은 이 회고록에서 당시 양성 판정은 구형 검사 키트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중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항원 검사인 '비낙스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성 판정을 받은 첫 번째 검사 방법이 항원 검사인지 PCR(유전자 증폭) 검사인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FDA(식품의약국) 지침을 보면 비낙스 검사로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코로나19 감염을 배제할 수 없고, 환자의 치료와 관리를 위한 유일한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해 9월 30일 덜루스에서 열린 야회 집회와 미네폴리스에 열린 개인 모금 행사 참석을 위해 미네소타로 이동했다. 또 같은해 10월 2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