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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靑·政 '반대'에도 시장은 "효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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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靑·政 '반대'에도 시장은 "효과 있다"

    與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검토중" vs 청와대·정부 "부작용 더 커"
    시장 "최고세율 75%→45%…한시적으로 기본세율 적용하면 다주택자 움직여"
    "매물 나와도 非수도권·非핵심지 물건부터…서울 등엔 순차적 영향 줄 것"


    여당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는 "부작용이 크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시장에서는 한시적으로 세금 중과를 배제해 세율을 현재보다 30% 깎아주는 정도의 파격적인 수준이라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며 집값 안정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중중과까지 했지만…결과는 역대 최다 증여


    더불어민주당이 양도세 인하를 검토하는 이유는 양도세를 강화하며 기대했던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와 여당은 2018년부터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강화해왔다. 이에 따라 현재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주택 처분시 양도소득 중 최대 75%, 지방세까지 합하면 82.5%의 세금으로 내야한다. 정부와 여당은 다주택자들이 세부담을 피하기 위해 세금 중과 전 보유하던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쏟아내며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하지만 기대와 달리 다주택자들은 세금을 내면서 버티거나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우회로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3054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 아파트의 증여 건수(2만1041건)는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기록(1만8555건)을 갈아치웠다.
     
    기대했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던 여당은 대선을 3개월 여 앞둔 지난달 30일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배제하지 않고 검토중"(박완주 정책위의장)이라며 운을 띄웠다.

     

    "다주택자에 양도세 중과배제하고 일반세율 적용해줘야 효과"

     
    정부는 여당의 움직임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1일 "부동산시장에서 안정화 흐름이 어렵게 자리 잡은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줬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청와대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청와대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일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검토는) 민주당의 당론 수준으로 나온 얘기가 아니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잠깐 거론된 것일 뿐"이라며 "지금 부동산 시장을 모니터링 해보면 주택가격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를 완화하는 것은 (시장에) 굉장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고지로 보유세 부담을 절감하는 다주택자들이 늘었고, 겨시경제와 금리 등 외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같은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여도 이번에는 다르게 판단하는 다주택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찔끔' 인하로는 다주택자들을 움직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시적으로 중과를 배제하고 일반세율을 적용해 최고 세율을 45%까지 낮춰주는 '파격적인 조치'여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팀장은 "2019년 12월에서 2020년 6월까지 일시적으로 '중과'를 유예하고 기본세율만 적용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양도세 완화 효과가 크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종합부동산세를 확인한 다주택자 중 상당수가 '부담이 상당하다'고 인식한 상황이기 때문에 세 부담과 향후 가격 상승 기대분 보다 매각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매각할 다주택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김효선 부동산 수석위원도 "다주택자들을 상담해보면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너무 커서 매각을 하려고 해도 양도세율이 너무 높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만큼 일반세율만 적용되어도 수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양도세율) 완화 폭이 크지 않다면 대선 등을 감안해 계속 관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팔더라도 非수도권부터…서울 집값, 당장은 영향 적겠지만"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다만 양도세가 낮아지더라도 서울 등 집값 급등지역에 바로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주택자들이 비수도권 등 외곽 주택을 우선적으로 처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절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주택자들은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주택을 우선 처분하려고 할 것"이라며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지역 아파트부터 처분하고 마지막에 서울, 강남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핵심 지역 물건을 처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매물이 쌓이는 등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신호가 보이면 다주택자들이 더 매물을 쏟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 안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김규정 소장은 "비수도권 등 시장이 원하는 지역이 아닌 곳에서 매물이 먼저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다"면서도 "이미 매각과 증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친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물건 중 종부세 부담으로 (핵심지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매도에 들어가며) 시장에 물건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불로소득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더니"…정책 신뢰도 훼손 불가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된 바가 전혀 없고, 추진 계획도 없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된 바가 전혀 없고, 추진 계획도 없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물론 양도세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정책 신뢰도 추락은 피할 수 없다. 기재부가 "양도세 중과 제도 도입 시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한 만큼 이를 다시 유예하면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여당에 '반기'를 든 이유다.
     
    앞서 정부는 7·10 대책을 발표하며 "1년 안에 집을 안 팔면 양도세 폭탄을 맞는다"고 경고했는데 이제 와서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할 경우 정부 말을 들은 다주택자만 불이익을 보는 모양새가 된다.
     
    어차피 법 개정 등 후속 조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다 청와대까지 제동을 걸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언급이 대선을 앞둔 여당의 여론 무마용 립서비스에 그치고 말았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5년 동안 정부가 추진하던 규제와 반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인데 여당 당론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정해진다고 해도 (이를 위한 법 개정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될 시간도 많이 남지 않은 만큼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가) 현실화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확정되지 않은 내용들이 계속 흘러나오는 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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