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이준석 당대표, 김기현 원내대표가 3일 울산 울주군 한 식당에서 저녁회동을 가진 이후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반웅규 기자국민의힘 '투톱'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불과 사흘 앞두고 극적 타협에 성공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한 달 가까이 이어졌던 선대위 인선 논란과 투톱 갈등이 한꺼번에 봉합됐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대위에서 재차 갈등의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는 3일 울산 울주군 소재 한 식당에 만찬을 함께 했다. 선대위 구성과 일정 패싱 등을 두고 갈등을 빚은 후 이 대표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비공개 지방 일정을 진행한지 나흘 만이다. '울산 3자 회동'은 예상보다 더 큰 성과를 거뒀다.
사실상 무산된 것처럼 보였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를 끌어냈고, 논란이 됐던 당무우선권에 관해서도 순조롭게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 김기흥 수석부대변인과 이 대표 측 임승호 당 대변인이 만찬 후 브리핑을 통해 "대선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후보자와 당 대표, 원내대표는 긴밀히 모든 사항을 공유하며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특히 젊은 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과 정책 행보가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대하여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당무우선권에 관해서는 선거에 있어서 필요한 사무에 관해 당 대표에 요청하고, 당 대표는 후보자의 의사를 존중해 따르는 것으로 당무우선권을 해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일체'임을 강조하면서 다음 날 부산에서 선대위회의를 열고 서면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등 일정도 함께 하기로 했다.
앞서 윤 후보의 '충청권 행보' 계획 과정에서 '이준석 패싱' 논란이 발생한 것을 감안해 윤 후보가 이 대표와 긴밀히 모든 사항을 공유하기로 한 것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에 대한 적극적 소통을 강조한 부분도 203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를 배려한 대목으로 읽힌다. 사무총장 교체와 선대위 구성 등을 두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충돌하면서 도마에 오른 '당무우선권'도 상호 존중의 의미를 추가해 접점을 찾은 셈이다.
무엇보다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김종인 카드'가 살아난 것은 선대위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이날 만찬에서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면서 선대위는 오는 6일 완전체로 출범하게 됐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윤 후보는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김종인 박사님께서 총괄선대위원장 직을 수락했다"며 "총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기구의 장으로서 당헌과 당규에서 정한 바에 따라 대통령 선거일까지 당무 전반을 통할 조정하며 선거대책기구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선대위 출범 후 여전히 잠재적인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그동안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배제를 요구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두 인사의 관계가 오월동주(吳越同舟)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 조정에 대해 "김병준 위원장도 김종인 전 위원장께서 선대위를 잘 이끌어나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 것이라 믿는다"고만 했다
. 일단 김종인‧김병준 체제 구성에 무게를 두면서 구체적인 역할 조정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 것이다. 때문에 그동안 총괄선대위원장 직을 거절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이 급선회가 배경에 대한 해석도 엇갈린다. 김종인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김병준 위원장과 함께 가는 것처럼 보여도 조만간 내부 역할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
윤 후보가 김병준 위원장의 자리만 그대로 두고 역할을 제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 대표의 요구 사항이 관철되려면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나 김병준 위원장에 대한 인사 조치가 있어야 했는데 실상 아무 변화가 없었다"며
"윤 후보의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 최근 만찬 회동에 응하면서 선대위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니까 김종인 전 위원장이 조급한 마음에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