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제공의붓딸과 딸의 친구에게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죽음으로 내몬 50대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청주지방법원 형사11부(이진용 부장판사)는 10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취업제한 10년, 보호관찰 5년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의붓딸과 친구인 B양에게 저지른 강제추행이나 강간치상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의붓딸에 대한 과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의붓딸에 대한 강간 혐의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의붓딸을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무기징역 구형보다 낮은 징역 20년 선고 결과에 B양 부모는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범규 기자B양 어머니는 "아이들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 하늘나라로 갔는데 징역 20년은 받아들일 수 없는 형량"이라며 "억울함을 풀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검찰도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하기로 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에도 선고형이 낮아 부당하다"며 "재범 가능성이 높은데도 전자발찌 청구를 기각한 부분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선고 직후 도내 여성단체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판부의 판단을 규탄했다.
최범규 기자충북여성연대 등 도내 여성단체는 "오늘 재판은 또 다른 피해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가해자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라며 "판결이 상식에 맞게 됐다면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이 나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청주시 오창읍 한 아파트에서 성범죄 피해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여중생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피해 학생 가운데 1명의 의붓아버지 A씨는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범행을 방임한 A씨의 아내도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재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