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박항서 감독(왼쪽)과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동남아시아에서 만난 두 한국인 사령탑의 지략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비샨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2승1무 승점 7점 동률을 이룬 가운데 인도네시아(+6)가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지켰다. 베트남의 골득실은 +5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베트남이 99위로, 166위의 인도네시아보다 높다. 특히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다. 지난 6월 두 사령탑의 첫 맞대결(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베트남이 4대0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공세를 침착하게 막아냈다. 경기 후 베트남 매체들은 "신태용 감독이 박항서 감독을 너무 잘 알고 있다. K리그에서의 맞대결 경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신태용 감독은 박항서 감독과 K리그 맞대결에서 8승1무1패를 기록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지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우리는 승점을 따야 했고,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베트남은 아주 강한 팀이다. 인도네시아가 지금 베트남보다 강할 수는 없다. 선수들이 전술을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전에서는 한국인 심판진이 배정되면서 박항서, 신태용 감독이 한국말로 항의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한편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스즈키컵은 10개 국가가 참가한다.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2위까지 4강에 진출한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캄보디아와 최종전을 치러 동반 4강 진출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