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5)에게 경찰이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경찰청은 이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형법상 살인 미수, 살인 예비, 감금, 재물손괴 등 총 7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초 경찰은 이석준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이씨가 피해자 A(21)씨에게 보복할 마음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보복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연합뉴스경찰 관계자는 "범행 전 흉기를 미리 구입했고 범행 방법이나 도구 등에 관해 검색한 내역이 있어 (보복살인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석준은 범행 하루 전인 지난 9일 렌터카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A씨의 자택 주변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8일 본인이 알고 있던 피해자 주소지로 찾아갔으나 A씨의 집이 아닌 것을 알고 돌아갔고, 흥신소에 피해자의 집 주소를 의뢰한 뒤 찾아간 것이다.
이후 10일 범행을 저질렀으며, A씨 어머니는 끝내 숨졌고 남동생은 위중한 상태였다가 다행히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석준이 피해자 자택 주소를 알아낸 것과 관련해 흥신소 수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씨에게 A씨의 집주소를 전한 흥신소 운영자는 지난 16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경찰은 이석준에 대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했으며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된 이석준은 '피해자 가족은 왜 살해했나', '애초에 살인을 계획했나'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포토라인에 서서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 요청이 있었지만, 마스크는 벗지 않았다.
이석준은 '애초에 살인을 계획하고 피해자의 집에 찾아갔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이씨는 '유가족에게 할 말 있느냐'는 질문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없고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한편 신변보호 여성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 16일 '이번 2021년 12월 10일에 일어난 잠실 살인사건의 유가족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청원인은 "하루하루 고통과 죽음의 문턱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동생과 억울하게 고통 속에서 죽은 저희 엄마의 한을 풀어줄 수 있도록 살인마 이석준을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번 사건은 이석준이 며칠 동안 계획하고 준비하여 이뤄진 아주 치밀하게 설계된 계획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이석준을 엄벌하고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의 무거움을 보여 달라. 저희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 달라"며 "이석준이 몇 년 후에 다시 나와서 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세상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 엄마의 한을 풀어줄 수 있도록 저희를 도와주시길 간절히 호소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