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알렉스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두 팔을 벌리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배구 우리카드 외국인 에이스 알렉스(31·200cm)가 차 올린 배구공을 어떻게 봐야 할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과격한 행동일 수 있지만 정작 선수 본인과 소속팀 감독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알렉스는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KB손해보험과 홈 경기에서 팀 최다 22점을 몰아치며 3 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최근 8연승의 기세를 이었다.
특히 알렉스는 승부의 분수령이던 3세트 활약이 압권이었다. 12 대 12로 맞선 가운데 서브 득점 4개와 강력한 오픈 강타 등을 꽂았고, 우리카드는 21 대 12까지 달아나 완전히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볼썽사나운 장면도 있었다. 알렉스는 세트 스코어 2 대 1로 앞선 4세트 22 대 20으로 리드한 가운데 스파이크 서브를 날렸지만 네트에 걸렸다. 이에 알렉스는 자신에게로 굴러온 공을 들고 발로 뻥 걷어찼다. 공은 관중석을 향해 날아갔다.
이런 돌발 행동에 주심은 알렉스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알렉스는 주심을 향해 박수를 쳤는데 이 또한 시각에 따라 불만스러운 행동으로 볼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알렉스가 팬들이 없는 텅 빈 관중석으로 공을 찼다는 점이다.
알렉스는 이날 자칫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세리머니도 펼쳤다. 득점에 성공한 뒤 상대 주포 케이타의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 얼굴 앞에서 손으로 쓸어내는 세리머니는 케이타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알렉스가 했다.
알렉스가 12일 KB손해보험과 경기 중 득점에 성공한 뒤 손으로 얼굴을 쓰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KOVO경기 후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의 '킥볼'에 대해 "알렉스가 나름대로 캐릭터가 있는데 전보다 자중한다"면서 "상대에 비신사적 행위는 하면 안 되지만 심판에 대한 어필은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과격해서는 안 되지만 너무 얌전해도 안 된다"면서 "캐릭터를 확 죽이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감쌌다.
알렉스는 지난 시즌 중에도 말썽을 일으킨 바 있다. 작전 타임 도중 신 감독의 질책에 흥분해 등을 돌려 선수단을 이탈한 것. 신 감독이 "야!"라고 소리치기도 했는데 이 장면이 그대로 생중계돼 논란을 빚었다. 우리카드 구단주까지 현장에서 목도한 이 장면에 구단은 향후 재발할 경우 계약 해지 경고를 했고 알렉스도 사과한 뒤 맹활약으로 팀을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올 시즌 다시 난해한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알렉스는 "나 자신에 화가 나서 공을 찼다"면서 "팀 동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케이타의 세리머니를 펼친 데 대해서는 "동료들이 경기 전 '점프 더 뛰어봐라. (너도 케이타처럼) 더 뛸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면서 "그래서 실제로 경기에서 해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의미의 세리머니를 벤치 동료들에게 했다"고 설명했다.
알렉스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팀을 정상으로 이끌 능력을 갖춘 선수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논란이 될 만한 행동도 나오고 있다. 실력과 인성까지 갖춘 진정한 에이스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