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쟁의행위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회사 측에 15%가 넘는 역대 최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제안하기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올해 임금 기본인상률 15.72%를 회사에 제안하기로 하고, 이 같은 사실을 최근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이는 노사협의회가 제시한 임금인상률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 삼성전자는 과반수 노조가 없어 투표를 통해 직원을 대표할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을 선출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2~3월쯤 노사협의회와 당해 연도의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노사협의회는 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 등 총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노사협의회는 올해 기본인상률 15.72% 외에도 고정시간외 수당 및 임금피크제 개편, 성과인상률 체계 투명화, 하계휴가 도입 등도 회사에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올해 임금인상률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이달 안에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
노사협의회의 파격적인 임금 인상 요구는 2021년도 임금 협상을 둘러싸고 회사와 노조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을 받는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연봉 1천만원 일괄 인상과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을 회사 측에 요구했지만 회사는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된 7.5% 이상의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현재 조정 절차를 밟는 중이다.
한편 삼성전자 내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최근 기흥·화성사업장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에 임금과 복지 향상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협력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노조는 경쟁사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우위에 있지만 임금과 복지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노사협의회와 노조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회사와 근무조건을 발전시키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