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김조휘 기자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프로야구 키움 홍원기 감독의 머릿 속은 새 시즌 구상으로 가득 했다. 특히 올 시즌 내야 수비의 연쇄 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홍 감독은 11일 전남 고흥 거금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코너 내야수는 장타력과 타격, 센터 내야수는 수비력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올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거포타자 박병호가 kt로 떠나면서 1루수 자리가 비었다. 홍 감독은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김웅빈이 1순위"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전 1루수로 활약한 박병호는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7리 20홈런 76타점을 올렸다. 8년 연속 20홈런을 넘기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운 장타력을 과시했다.
김웅빈은 지난 시즌 9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리 6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6홈런을 기록한 김웅빈의 장타력은 박병호에 비해 부족하지만 정교함을 갖췄고 잠재력도 크다는 평가다.
3루수는 송성문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66경기에 나서 타율 2할4푼9리 6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복귀하자마자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홍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혜성. 키움 히어로즈하지만 2루수 자리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많다.
지난해 7월 LG로 떠난 서건창의 빈자리를 아직 메우지 못했다. 현재 홍 감독은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유격수 김혜성을 2루수로 염두에 두고 있다.
홍 감독은 "김혜성의 포지션에 대해 항상 고민이 많았다. 팀의 중심 선수가 됐지만 아직 다 성장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시범경기 전까지 정확한 포지션을 정해주려고 한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즌 중에 포지션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왼손 타자들이 많아졌다. 유격수도 중요하지만 2루수도 못지 않게 중요해졌다"면서 "작년 후반기에 김혜성이 2루수로 들어갔을 때 병살플레이의 성공률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이 유격수로서 갖는 상징성보다 2루수를 맡은 뒤 얻은 실용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김혜성은 지난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지만 유격수 중 가장 많은 실책(35개)을 범했다. 특히 잦은 악송구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홍 감독은 "그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 김혜성이 국내 야수 중 어깨 하나로는 손가락 안에 들지만 강약 조절은 더 다듬어야 한다"면서 "보완하기 위해 훈련 중이다. 유격수 훈련도 같이 병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혜성이 2루수로 전향할 경우 유격수는 신준우, 강민국, 김휘집, 김주형 등이 주전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신준우는 작년에 경험을 많이 쌓았다. 강민국도 백업이라기보다 주전에 가까운 선수"라며 "김휘집, 김주형 등 후보들이 캠프 기간 동안 경쟁하면서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키움은 지난해보다 지명타자와 대타 카드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대타보다는 라인업 구상이 우선이다. 지명타자와 대타에 대해서는 캠프 기간 동안 준비를 할 것"이라며 "매 시즌 출루율이 줄어들고 있다. 출루율을 높이고 기동력 있는 야구에 포커스를 잡을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