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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사자 동의없는 특보 임명 남발 '물의'

제주

    국민의힘, 당사자 동의없는 특보 임명 남발 '물의'

    이름·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수집 뒤 조직적으로 무차별 살포 가능성 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예의주시

    박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로부터 받은 2건의 전자 임명장.박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로부터 받은 2건의 전자 임명장.국민의힘이 대통령선거 대책위원회 '특보 임명'을 당사자 동의도 없이 남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단 한 차례도 당사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 임명인데다 전화번호와 이름 입수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의심받고 있다.
     
    제주시에 사는 박모씨는 24일 오후 국민의힘 대통령선거대책본부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직능총괄본부 기독인지원본부 제주조직특보에 임명한다'는 '임명장'이었다.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윤석열' 직인까지 찍힌 임명장은 '제2022-직능-2030838호'라는 일련번호까지 찍혀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착오로 잘못 발송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직능총괄본부 기독인지원본부 제주조직특보' 문자메시지를 받아든 지 단 5분만에 이번에는 '조직본부 조직통합위원회 제주조직특보에 임명한다'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문제는 2건의 임명장 문자메시지를 받기 이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측이 조직특보 임명과 관련해 박씨로부터 단 한 차례도 동의를 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측의 일방적인 임명에 박씨가 당황스러움을 넘어 황당함을 느끼는 이유다.
     
    더더군다나 박씨가 여느 유권자처럼 최근 대선을 관심 깊게 지켜보는 일반 시민일뿐 정당활동을 해본 적이 없어 이같은 문자가 무차별적으로 살포됐을 거란 의혹이 짙다.
     
    박씨 지인인 김모씨 역시 같은 시간대 '직능총괄본부 기독인지원본부 제주조직특보'와 '조직본부 조직통합위원회 제주조직특보' 임명장을 받아 무차별 살포 의혹은 사실과 가까워지고 있다.
     
    박씨와 김씨가 기독인지원본부 제주조직특보에 임명된데다 같은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로 미뤄 교회를 통해 전화번호와 이름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 교회 교인 대다수가 똑같은 임명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당사자한테 단 한 차례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임명을 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후보는 공정과 정의를 말하는데 선거대책본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제주도당측은 "중앙선대위에서 발급하는 임명장은 우리(제주도당)에게 얘기해서 발급하는 게 아니어서 곤혹스럽다"며 "중앙선대위가 명단을 어떻게 취합했는지 모르겠고, 제주도당이 발송한 것처럼 알고 있어 항의나 민원이 들어오면 난처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임명장 문자메시지 무단 발송에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나섰다.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대책본부가 당원이나 지지자의 소속감을 부여하고, 선거운동을 독려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임명장을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개인 동의없이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임명장을 받은 당사자들의 사실 관계를 기반으로 국민의힘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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