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팀 킴.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한국 컬링이 국내 스포츠 종목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했다.
대한컬링연맹은 1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향후 국제·친선·연습경기 등 러시아와의 모든 경기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은 국제 평화와 화합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컬링연맹(WCF) 등 국제 스포츠 기구의 뜻을 같이 하고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발표됐다.
대한컬링연맹은 성명에서 대한컬링연맹 소속 모든 컬러들은 WCF와 뜻을 같이 해 전쟁범죄와 맞설 것이며 이를 규탄하는 세계 모든 스포츠연맹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 컬링 대표팀은 오는 3월과 4월에 개최되는 남자부, 여자부, 믹스더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러시아와의 경기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3종목 모두 출전권을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보이콧이 예상되는 대회는 19일부터 27일까지 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개최되는 여자컬링 세계선수권 대회다.
한국에서는 팀 킴이 국가대표로 참여한다. 러시아와의 경기는 20일 오후 2시(현지시각)로 예정됐다.
이어 4월3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자 컬링 대표팀(경북체육회)이 출전하는 남자컬링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남자대표팀은 4월5일 오전 9시(현지시간) 러시아와의 경기가 예정됐다.
마지막으로 4월 23일부터 30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믹스더블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아직 대진표는 미확정 상태다.
한국 선수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추지 않을 경우 WCF의 지침에 따라 모든 러시아와의 경기를 보이콧할 방침이다.
대한컬링연맹 김용빈 회장은 "세계컬링연맹이 내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규제 방안을 긴급히 마련 중"이라며 "대한컬링연맹도 IOC와 세계 각 종목 기구들의 방침에 동참하고자 한국 종목단체 중 가장 처음으로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대한컬링연맹은 무력행위와 전쟁으로 세계평화를 깨뜨리고 한 국가의 주권을 유린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파괴하는 어떠한 국가 정부와도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참혹한 아픔을 겪었던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전쟁과 군사적 침공행위는 어떠한 명분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