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무원과 관련된 중국의 한 정치학자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과 관련해 중국이 가능한 한 빨리 러시아와 거리를 둘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 당하고 거센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국무원 고문실 공공정책연구센터 후웨이 후부임은 러시아가 막대한 군사적, 경제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중국이 푸틴과 관계를 단절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세계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제정세에서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차악을 선택하며 러시아 부담으로 벗어나야 한다는 논조를 전개했다. 앞으로 1~2주 정도는 중국이 움직일 여지가 있다며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후 부주임의 중국어 원본 글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카터센터에서 운영하는 비영리센터인 미중인식모니터(USCNPM) 중국판에 게재됐다. 글이 처음 게재된 것은 중국이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동의안 채택에 기권한지 이틀만인 지난 5일이다.
이 글은 1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지식인 사이에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이지만 이내 사이버 공간에서 삭제되었다. USCNPM이 자신의 위챗 계정 올린 해당 글도 삭제되었다. 위챗은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다른 위챗 계정들에 올라간 글들도 삭제됐다. 웨이보에서 후 부주임은 친러시아 정서를 드러낸 민족주의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후 부주임은 마르크스주의와 정치학 전문가로 상하이공공정책연구협회 회장이자 공산당 간부 양성소인 상하이 당교의 교수다. 지난해 말에도 상하이교통대 연설에서 중국이 일당 정치 체제 내에서 보다 민주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서방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말 베이징대 왕리신 교수 등 중국의 저명 역사학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러시아 지지 성향이 강한 누리꾼들의 일방적 비난 속에서 두 시간 만에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