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싱어게인2' 톱6 김기태, 박현규, 이주혁, 신유미, 윤성, 김소연. MA엔터테인먼트 제공여러 차례의 경연에서 번호로만 불리던 참가자들은 톱10에 들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대중 앞에 공개할 수 있었다. 33호, 7호, 17호, 37호, 73호, 31호는 각각 김기태, 김소연, 윤성, 박현규, 이주혁, 신유미라는 제 이름을 찾았고, 결승전을 통해 1~6위의 주인공이 됐다.
15일 오후, JTBC '싱어게인2' 톱6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MC 김가영의 진행으로 열렸다. 이들은 '싱어게인2'에 출연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부터,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 힘들고 고민했던 점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싱어게인2'가 끝나고 나서 생긴 변화를 묻자 윤성은 "방송 끝나고 팬들이 많이 생겼다. 제가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게 알려져서 비건 음식도 많이 보내주신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답했다.
박현규는 "저도 데뷔하고 활동도 했으나 무명이 길었는데 그때와 다르게 마스크 쓰고 있어도 알아보시고 인사 많이 해 주시더라. 되게 감격스럽고 '싱어게인'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기태는 "저도 생각해 보니까 팬분들이 많아졌다. 정말 너무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싱어게인2' 톱6 박현규, 김기태, 이주혁, 신유미, 윤성, 김소연. MA엔터테인먼트 제공여러 단계의 경연을 거치며 동고동락한 사이인지라 여섯 명은 프로그램을 통해 친해졌다고 말했다. 신유미는 "같은 프로그램에서 몇 개월 동안 열심히 힘내서 하다 보니까 저희 스스로도 뭔가 전우애가 생긴 것 같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알 수 있는 게 생겼다"라고 말했다.
경연을 앞두고 서로 통화하며 신세 한탄을 했다고 너스레를 떤 신유미는 "되게 오래 많이 (통화) 나눴던 것 같다. 찐친(진짜 친한 친구)이 됐다. 예전에는 다음 무대에 대해 고민했다면 앞으로는 우리 어떤 음악 하면 좋을까 하고 좀 더 미래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톱6가 한 명 한 명 개성이 다 다르니까 서로에게 객관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 주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매 무대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함은 물론, 심사위원과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무기를 준비해야 했던 출연자들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놨다. 박현규는 "선곡과 편곡도 그렇고, 시청자분들께 어떡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가 제일 컸다"라고, 김소연은 "저의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항상 고민했던 거 같다"라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심사평은 무엇일까. 김기태는 "아마 '싱어게인' 나온 분들 전부 공감할 만한 심사평일 텐데, 보통 저희는 노래를 여태까지 해 왔지만 (앞으로도) 노래를 해도 되는 건가 하면서 (스스로를) 의심하곤 한다. '너 자신을 믿어라', '너 음악 너무 좋다' 하는 심사평이 항상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며 "'맞아, 우리도 할 수 있었어'라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싱어게인2' 김기태, 김소연, 윤성. MA엔터테인먼트 제공'싱어게인'은 말 그대로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에게 대중 앞에 설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부제는 '무명가수전'이다. 이미 데뷔해서 활동했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가수'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도 한 셈이다. 하지만 큰 사랑을 받은 곡을 보유하고 있거나, 이름만 들어도 인지할 만한 유명 가수들 역시 출연한 바 있다. 이에 제작진은 단순히 '무명'인 사람만이 아니라, '이름 없이 번호로 등장해 오로지 본인의 실력만으로 다가서려는' 참가자들도 포괄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밴드 기프트의 멤버인 이주혁도 '이름 있는 가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싱어게인2' 외에도 여러 오디션에 출연했는데, 계속해서 오디션에 출연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이주혁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힘드신 분들도 많고, 무대 설 기회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저조차도 그렇다.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정말 좋은 장비들로 멋진 무대를 화려하게 해 주신다. 그런 좋은 라이브 클립, 좋은 무대를 하나하나 남기는 것만큼 지금 이 시대에 소중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어게인'의 또 다른 차별점이라고 하면 정말 좋은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만났다. 전우애도 많이 생기고 저도 음악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싱어게인' 하면서 제 스펙트럼도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콤플렉스라고 밝혔던 김기태는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가 (제 목소리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게 많았다. 노래를 너무너무 잘하고 싶었고 '싱어게인' 통해서 도전해봤던 곡도 있다. 약간 섬세한 곡이라든지… 저는 제가 (시청자들에게) 호불호가 있을 거라고 단정 지어서 생각했는데, 여기('싱어게인')를 통해서 그런 노래를 해도 사람들이 좋아해 주신다는 걸 알았다. 콤플렉스가 없어졌다기보다는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긴 거 같다"라고 전했다.
누구보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 최종 2위를 차지한 김소연은 방송 중 들었던 가장 힘이 되는 말로 "내향인들의 영웅 같다"는 말을 꼽았다. 그는 "되게 빵 터지기도 하고 '나 열심히 잘하고 있구나,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싱어게인2' 박현규, 이주혁, 신유미. MA엔터테인먼트 제공'싱어게인'을 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는 입을 모아 '명명식'을 언급했다. 김기태는 "저희 번호를 내려놓고 저희 이름을 딱 하면서 나올 때 가장 좀 감동이지 않았나. 정말 벅찼다"라고 답했다. 신유미는 "톱10 명명식을 하려고 '싱어게인' 나오는 사람도 되게 많을 것 같다. 자기 음악과 자기 이름을 큰 무대에서 공개하는 자리가 되게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여전히 명명식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박현규는 "제 이름을 밝히기 위해서 '싱어게인' 나간 게 정말 컸다. 정말 하고 싶지만 감히 넘볼 수 없던 자리가 톱6 아니겠나. 꿈도 못 꿨던 상황이 이뤄졌을 때, (참가자들의) 얼굴 보니 너무 감동적이더라. '우리가 여기까지 왔어요'란 생각이 들어서 너무 벅찼지만 티는 안 냈다"라며 웃었다.
'싱어게인' 참가 후 노래를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달라졌는지 묻자, 이주혁은 "저는 음색에 되게 신경 많이 쓰는 편이었다. 첫 소절부터 청중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항상 제 음색에 맞춰서 키도 억지로 올리는 경향이 있었다. 세미 파이널 '라일락이 질 때'에서 오롯이 제 진심으로 무대 끝마치고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다 보니까, 음색도 중요하지만 오로지 진정성이 더 통할 때도 있구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라고 답했다.
신유미 역시 "저도 저의 무대 고민을 항상 했는데 '그건 너' 무대를 했을 때 이제 좀 더 대중에게 다가서는 무대를 해야겠다고 처음 마음먹고 무대를 했던 것 같다. 나 혼자서만 좋은 음악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함께 좋아해 주시는 음악 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싱어게인2' 톱6는 4월 중 스핀오프 프로그램 '유명가수전-배틀어게인'에 출연하고 7~10위까지 톱10과 함께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