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대선 이후 처음으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진환 기자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드(THAAD) 추가 배치' 공약과 관련해 "한중이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서 어렵게 이룬 양국의 우호적 국면이 손상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지난 18일 주한중국대사관에서 가진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드는 중한 수교 이래 닥친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중국의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윤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에도 사드 공약 등에 우려를 나타냈지만 당선 후 공개적 입장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철회할 경우 차기 정부가 사드 문제를 공론화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나온 언급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싱 대사는 "중한 양국이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은 양국관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 정책'에 대해 중국 측은 양국 간 합의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뜻을 완곡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사드는 중국 국민에게 매우 민감한 단어가 됐다"고 덧붙였다.
'사드 3불' 겨냥 "단계적 처리 합의, 양국관계 복원의 중요한 기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싱 대사는 윤 당선인이 '중국 포위망'으로 평가되는 쿼드(Quad) 가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한국의 외교 정책을 존중한다"면서도 "한미는 전통적인 동맹국이지만 한미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어 "한국의 새 정부가 자국의 이익에 입각해 중국의 핵심적이고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고, 중한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지난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전을 전달 받은 뒤 "한중관계가 더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당선 직후부터 쿼드 소속인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정상과 우선적으로 전화통화를 함으로써 외교 기조 전환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
싱 대사는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는 양국의 국민감정이 악화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19로 인한 교류 제한과 과거의 사드 파동, 일부 언론의 '일방적 보도' 등을 이유로 꼽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다만 "현재 논란과 대립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오해 때문인 경우가 많다"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교류가 점차 늘어나서 서로의 감정이 계속 회복되고 더욱 깊어질 거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국민감정 악화, 언론 탓도 커…"코로나 후 교류 늘면 점차 나아질 것"
윤석열 당선인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싱 대사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그에 따른 한중 교역의 악영향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중한 교역액은 3600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 기록을 크게 경신했다"면서 "외부 충격에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강인성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들은 중국을 배제한 산업망과 공급망을 재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은 시장 규율과 자유무역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실현될 수 없다"고 우회적으로 미국 등을 비판했다.
그는 동아시아의 군비 경쟁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도 "역외의 다른 속셈을 가진 세력에 이용당해 지정학적 게임의 선두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미국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싱 대사는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결과에 대해 5.5% 성장률 목표치의 질적 성장, 복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 등 세 가지의 '확고부동'이라고 요약했다.
싱 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에 대해서는 "중국은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 보전은 존중되고 보호 받아야 하고,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도 모두 중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서로 전혀 배치되지 않기 때문에 '양비론'이라고 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 상황에 이른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대선 이후 처음으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진환 기자
일문일답
-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가 국제 정세 및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열려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올해 양회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전국 양회는 중국의 중요한 정치 행사입니다. 전국 각 지역의 대표와 위원 5000여 명이 베이징에 모여서 국정 운영 방침을 함께 논의합니다. 올해 중국공산당 제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중국 국민들은 두 번째 100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는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올해 양회는 이런 상황 속에서 열린 중요한 회의입니다. 그래서 그 의미가 특별하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중국의 다음 단계 정책 방향에 대해 관심이 많으실 텐데요, 이에 대해 세 가지 '확고부동'이란 말로 요약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질적 성장을 확고부동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올해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설정했습니다. 이 5.5%는 GDP 17조 7300억 달러라는 높은 기준점에서 이뤄지는 점진적 성장입니다. 그 성장분은 한 중등 소득 국가의 1년 GDP에 해당합니다. 이 5.5% 목표 설정은, 중국 경제가 안정 속의 성장을 추구하며 굳건하게 나아갈 것임을 의미합니다. 또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계 경제에 더 큰 자신감을 불어넣고, 더 안정적인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국민들의 복지를 확고부동하게 도모할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께서는 "얼기설기 뒤엉킨 일들은 결국은 수많은 가정의 일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결국 하나입니다. 바로 14억 중국 국민들을 더 잘 살게 하는 겁니다. 정부 업무 보고는 취업, 교육, 의료, 사회보장 등의 각 분야와 관련된 일련의 '민생 리스트'입니다. 이를 통해서 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겁니다. 세 번째로, 자신의 길을 확고부동하게 걸어갈 것입니다. 신이 발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자기가 신어봐야 압니다.(鞋子合不合脚,自己穿着才知道)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길입니다. 중국 국민들은 이 길을 따라 세계에서 보기 드문 급속한 경제 발전과 사회의 장기적인 안정이라는 두 가지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는 계속 전략적으로 힘을 모으고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더 굳건하게 걸어나갈 것입니다.
-
코로나 팬데믹과 미중 전략경쟁으로 공급망 위기가 커지면서 한중 교역에도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처하기 위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제무역 협력은 중한 관계의 견고한 연결고리입니다. 수교 이후 30년 동안,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은 지속적으로 심화되었고, 교역액이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국제관계사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중한 교역액은 3600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 기록을 크게 경신했습니다. 이를 통해 중한 경제무역 협력의 큰 활력과 놀랄만한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양국의 산업사슬, 공급사슬, 가치사슬은 깊이 융합되어 있고 기반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 충격에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강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들은 중국을 배제한 산업망과 공급망을 재건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장 규율과 자유무역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실현될 수 없습니다. 중국은 개방된 거대 경제국이자 거대 시장입니다. 우리는 각국의 국민들과 함께 이익을 얻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 중국에 진출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을 환영합니다. 올해 양회에서는, 중국이 계속 확고하게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대할 거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대외무역의 원가를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조치들, 그리고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 장려하는 등의 고무적인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이 중한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하는 데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거라고 믿습니다.
중한 양국은 기후변화 대응, 다자주의 수호 등 많은 글로벌 현안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계속 협력해왔습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양국은 모두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양국은 생태 거버넌스, 신에너지, 녹색 금융, 디지털·스마트화 산업 등의 분야에서 더 심도 있게 협력해나갈 수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과 함께 노력해서, 다자주의와 공평과 정의를 지키고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어 삶의 터전인 지구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
한중 양국은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양국 국민감정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울러, 한국 내 일각에선 중국이 '중화 패권주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선린우호를 강조해온 중국 정부로서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중한 양국은 수천년의 우호 교류 역사를 가진 가까운 이웃입니다. 우호는 줄곧 양국 관계사의 주된 흐름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양국 국민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우호 감정이 다소 저하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양국의 인적 왕래가 제한되고 있고 이전에 사드 문제도 있었습니다. 또 일부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와 여론 조작 등으로 인해서 일부 문제에 대해 양국 국민 간에 오해와 논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일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중한 양국은 문화가 비슷하고 정서적으로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양국 간의 견고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고, 양국 국민 공동의 귀중한 재산입니다. 현재 논란과 대립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오해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양국이 교류와 소통을 강화하고 서로를 더 깊이 알고 이해해서, 서로 간에 감정적인 비난을 피하도록 해야합니다. 또 언론인 분들을 비롯한 사회 각계 인사들께서 신뢰를 증진하고 의혹을 해소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양국 국민 간의 교류가 점차 늘어나서, 서로의 감정이 계속 회복되고 더욱 깊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시진핑 주석께서는,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잡지 않고, 세력 범위를 확장하거나 도모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셨습니다. 패권주의의 피해자인 중국은 줄곧 패권주의와 강권정치에 단호히 반대해왔습니다. 그리고 항상 성심성의로 남을 대하고 마음을 나눠왔습니다. 우리는 '마음으로 사귄 친구만이 긴 시간 함께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 이웃 국가들과 마음을 나누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키고 함께 발전해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안미경중' 또는 '전략적 모호성' 외교 기조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또한 쿼드(Quad) 참여와 사드(THAAD) 추가 배치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새 정부에선 미중 간의 균형추가 미국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물론 대중 견제에 동참할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중한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입니다. 수교 이후 30년 동안, 중한 관계는 전면적이고 빠르게 발전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또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했습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중한 관계가 좋으면 양국이 이익을 얻었고, 그렇지 않으면 양국 모두 손해를 봤습니다.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양국 우호 협력의 의지와 결의를 견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중한 관계 발전 과정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중국은 한국의 외교 정책을 존중합니다. 한미는 전통적인 동맹국이지만 한미 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한미 관계의 발전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이 자국의 이익에서 출발해 관련 문제들을 적절하게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하셨습니다. 또 한중 관계가 더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의 새 정부가 자국의 이익에 입각해 중국의 핵심적이고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고, 중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
윤석열 당선인은 '사드 3불 정책' 폐지 의사를 밝혔고 추가배치를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내에선 윤 당선인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사드 3불' 자체에 대한 비판도 존재합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습니까?
사드는 중한 수교 이래 닥친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중국의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합니다. 중한 양국이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은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사드는 중국 국민에게 매우 민감한 단어가 됐습니다. 양국이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어렵게 이룬 양국의 우호적인 국면이 손상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는 한국의 자국 안보에 대한 우려를 이해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이 함께 노력해서 한반도 정세를 완화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한반도 문제가 정치적 해결의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랍니다.
-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한반도평화프로세스)은 중국 정부의 '쌍중단' '쌍궤병행'과 비슷한 측면이 많습니다. 반면 윤 당선인은 '선(先) 비핵화'와 '힘을 통한 평화'를 주장하며 매우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제타격을 언급하고 한미연합훈련 정상화를 주장함으로써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와 대화 재개를 위해 중국이 기여할 수 있는 건설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중국은 한반도와 산과 물이 이어져 있어,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혼란이 일어나면 중국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게 됩니다. 우리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한반도가 긴장 상태나 대치 상황에 빠지는 것을 가장 원하지 않습니다. 여러 해 동안, 중국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화해와 대화 촉구에 많은 노력을 쏟아왔고,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습니다. 이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 '쌍궤병진', '단계적·동시적 접근' 등의 건의는 관련국들이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데 유익한 방법들을 제공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나타난 많은 '눈부신 성과'들 역시 이런 배경 하에서 실현된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우리의 공통된 염원입니다. 그리고 대화와 협상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하게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각국이 확신과 인내심을 가지고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고, 서로의 합리적 관심사를 잘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데 함께 힘쓰길 바랍니다. 중국은 이를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
한중 양국은 일본군 종군위안부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같은 과거사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같은 현안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부에 공동 대처할 사안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협력이 눈에 띄게 활발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중한 양국은 같은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자라는 점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이 비슷합니다. 저는 여러분께, 중한 양국이 줄곧 관련 문제에 대해 긴밀한 소통과 좋은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일본의 위안부 강제징용과 노동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게 명확합니다. 그것은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 침략과 식민통치 기간에 저지른 엄중한 범죄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부인하거나 미화할 수 없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여러 차례 한국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핵폐수 방류에 대한 대응에서도 중한 양국의 입장은 매우 일치합니다. 양국은 중한 해양사무협력대화 등을 통해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양국 전문가들도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한 양국은 관련 문제에 대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국과 이 지역 국민들의 건강과 국제 해양 환경을 함께 보호할 것입니다. 우리도 일본이 성실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과거사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촉구합니다. 그리고 주변국들의 현실적인 우려를 확실히 해결하고, 실제 행동으로 아시아의 이웃나라와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기를 촉구합니다.
-
한국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첨단 미사일 개발, F-35 스텔스기 도입, 경항공모함 추진 등으로 군사력을 증강해왔습니다. 일본 역시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거론하며 전수방위 원칙을 허물고 있고 아베 전 총리는 '핵 공유' 주장까지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체의 군비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습니까?
최근 몇 년 동안 동아시아 각국의 군사력 투입이 다소 증가한 데는 다중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냉전의 잔재, 역사 갈등과 현실적 이익 등의 영향 때문에 동아시아 각국의 상호 신뢰 기반이 약하고 국가 간의 관계가 매우 민감합니다. 게다가 일부 역외 세력이 부추기면서, 각국은 군사력 증강을 통해 안전감을 찾으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국가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국방 건설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군사력 건설은 정상적인 방위 수요를 넘어서면 매우 위험해집니다. 국가 간의 불신과 시기가 깊어져 지역 군비 경쟁을 유발하게 될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역외의 다른 속셈을 가진 세력에 이용당해 지정학적 게임의 선두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동아시아는 우리 공동의 안식처입니다. 평화를 위해 힘쓰고 발전을 도모하며 협력을 촉진하고 상생하려는 것이 역내 국민들의 공통된 염원입니다. 우리는 공통의 문화, 융합의 역사와 넓은 협력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공동, 종합, 협력, 지속 가능한 안보관을 견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상호 신뢰를 증진해야 합니다. 또 전략적 연계와 정책적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이익의 융합을 심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를 '화약통'이 아닌 '성장극'(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과 '안정의 닻'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주권 침해'와 '안보 우려'를 동시에 지적하고 있습니다. 양비론적 태도를 통해 피해자인 우크라이나보다 가해자인 러시아를 오히려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해 왔습니다. 사태가 현 상황에 이른 것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중국은 일관되게 사안 자체의 시비곡직(옳고 그름)에 비춰 우리의 입장과 정책을 결정해 왔습니다. 그리고 줄곧 평화, 협력과 공정, 정의의 편에 서 왔습니다. 중국은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보전은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하고,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도 모두 중시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서로 전혀 배치되지 않기 때문에, '양비론(兩非論)'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 상황에 이른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현재 위기를 해결하려면,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지키면서 각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하고 보장해야 합니다. 또 안보 불가분성의 원칙을 지키며 당사국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을 고려해 균형 있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유럽 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중국은 상황의 완화와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평화를 추구하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