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해 8월 초 강원 원주에 사는 A(59)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 위반으로 적발돼 최근 법원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우점종을 차지하고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었다.
그해 7월 28일 확진된 A씨는 자가격리 8일째인 8월 4일 오후 격리장소인 원주시의 자택을 47분간 이탈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약식명령을 받았다.
억울한 마음에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처벌은 달라지지 않았다.
횡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B(41)씨 역시 격리 8일째인 그해 7월 22일 오후 자가격리 장소를 3시간가량 이탈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았다.
원주에 사는 80대 노인 C씨는 그해 8월 9일 오전 자가격리 장소를 벗어나 마트 등지를 방문했다가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고, 횡성에 사는 60대 남성 D씨는 다른 지역인 영월을 방문했다가 적발돼 벌금 200만 원의 처벌을 받았다.
올해 설 직전까지 자가격리 위반은 관련법에 따라 엄중하게 관리됐다.
그러나 강원도 내에서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1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최근에는 확진자 관리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박종민 기자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확산으로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면서 자가격리자를 통제·관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6일 강원도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 기준 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8만2299명이다.
이는 도내 인구수(153만1487명)의 18.4%에 달한다. 현재 자가격리 대상인 재택치료자만 5만6천여 명에 달한다.
애초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휴대전화에 설치한 GPS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담당 공무원들의 전담 관리를 통해 무단 이탈자를 적발했다.
지난달 중대본이 재택치료자와 밀접접촉자 관리 기준을 변경하면서 자가 격리 앱을 통한 관리 자체를 폐지했다.
이 때문에 자가격리자 이탈은 현재 신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자가격리가 자율체제로 전환된 셈이지만 의무인 자가격리를 위반하면 처벌을 피할 수는 없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확진자들은 7일간 입원 또는 격리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1천만 원 이하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폐지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율에 맡 수밖에 없다"며 "다만 주민 신고 또는 고발되면 법에 따라 처벌받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