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광주시소방본부 제공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와 관련한 경찰 수사가 직접적 원인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인사 배치를 엉망으로 해 부실한 현장 상황을 야기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정조준한다.
광주경찰청 신축아파트 붕괴 사고 수사본부는 28일 중간 수사 발표 브리핑을 통해 "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적절한 인원을 현장에 배치하지 않아 현장의 품질 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현대산업개발은 화정아이파크 1단지와 2단지 신축현장을 2개의 공사 구역으로 나눠 품질 관리담당자를 3명씩 총 6명을 운용하는 인력 배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제 관련 업무는 단 1명이 도맡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산업개발 본사가 계획보다 적은 인원을 현장에 배치하면서 품질 관리담당 업무를 맡아야 할 나머지 5명은 일반 행정업무와 공정 관리 등 각각 다른 업무에 투입됐다.
경찰은 이 같은 현대산업개발 본사의 인사 발령이 공사현장의 품질 부실 관리를 야기해 결국 붕괴 사고를 일으킨 주된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품질관리를 맡은 업무 담당자는 경찰에 "홀로 업무를 하기 힘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인사 발령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있었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을 소환해 어떠한 이유로 이 같은 인사 발령을 했는지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특히 이번 붕괴사고를 통해 품질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품질관리자는 겸직 없이 해당 업무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관련 기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광주경찰은 현재까지 현장소장 등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8명과 하도급 업체 공사 관계자 5명, 감리자 3명, 공무원 1명, 건축 과정에서 불법 행위에 연루된 부동산 투자업체 대표 등 기타 관계자 3명 등 총 20명을 형사 입건해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 중 붕괴 사고에 대해 직접적 책임이 있는 15명에 대해서는 사건을 일차적으로 마무리하고 업무상과실치사상·건축법·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송치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 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23~38층 외벽과 구조물이 붕괴돼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