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칸에서 포착된 강아지에서 명예 택배기사 된 경태. 온라인커뮤니티 캡처동물 학대 논란을 딛고 감동 사연의 주인공이 된 택배기사 A씨가 최근 후원금 '먹튀'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A씨는 유기견 '경태'에 이어 민간 동물 보호소에서 머물던 '태희'를 입양한 뒤 또다시 화제를 모았지만, 이들을 후원하는 금액이 도박에 쓰였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인 처지다.
'태희'까지 입양한 택배기사 감동 사연…SNS 팔로워 22만↑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택배 일을 하던 중 조수석에 몰티즈 종인 '경태'를 태우고 다니면서 화제를 모았다. 짐칸에 강아지를 방치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지만, 심장사상충 말기인 유기견을 돌보는 사연이 공개되며 감동을 선사했다.
최초 발견 당시 경태는 심장사상충 말기 상태였는데 A씨가 1년 동안 보살피면서 회복했다. 이후 A씨가 2018년 택배기사 일을 시작하면서 경태는 다시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고, 이에 A씨는 택배 차량 조수석에 경태를 태우고 다니기 시작했다.
이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CJ대한통운 측은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엔 강아지 공장에서 구조돼 민간 동물보호소에 머물던 태희도 입양했다.
택배기사 일을 하면서도 유기견을 정성스레 돌보는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경태희아부지'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SNS 팔로워 수는 22만 명을 넘은 상황이다.
두 차례 후원금 '먹튀' 논란에…누리꾼들 "내역 공개해라"
A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돌려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 DM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데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A씨에게 돈을 빌려주고 제때 돌려받지 못했다거나, 기부를 하고도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알지 못한다는 증언이 쏟아지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앞서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SNS를 통해 지난달 5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후원금을 모았지만, 온정의 손길로 모인 거액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A씨는 경태와 태희의 수술비와 치료비 모금을 명목으로 '천원 릴레이' 글을 올렸고, 10분 만에 여기저기서 후원금이 쏟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틀 뒤 "개인이 1천만원 이상의 후원을 받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순차적 환불을 약속했다.
결국 환불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반려견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 초기 진단을 받았다며 또다시 후원을 받았다. 그럼에도 치료비 영수증과 후원금 내역서는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후원금을 보내고도 환불을 받지 못한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경태희 견주가 돈 구걸하는 디엠들'이라는 인증샷을 올리며 기부금 용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 속 A씨의 휴대폰 화면이 도박 사이트로 추정되는 사진. SNS 캡처 택배기사 SNS계정 폐쇄…가족 "조만간 입장 발표 예정"
누리꾼들은 A씨가 모금을 진행한 후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가 하면, 그동안 다수의 누리꾼들에게 개인적으로 여러 번 후원을 요구한 사실을 들어 '후원금을 횡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 중인 상황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A씨가 "스포츠 도박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가 태희를 안고 있는 사진 속 휴대폰 화면이 도박 사이트로 추정되며 해본 사람은 모를 수가 없는 화면이라는 것이다.
'경태희' 택배기사 A씨는 지난달 31일 SNS 게시물을 조금씩 삭제하다 현재는 계정을 폐쇄한 상태다.
'경태희(경태와 태희)' 택배기사 가족이라고 밝힌 B씨는 4일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후원금 논란에 관해 "조만간 SNS를 통해서든 어디든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니 기다려달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후원금 총액과 사용 내역(영수증) 대한 증빙자료 또한 함께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기부금이 도박 사이트 등에 쓰였다'는 주장에 대해선 "허위 사실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면서 "핸드폰 포렌식을 통해서라도 억울한 것은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경태와 태희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도 잊지 않았다. 다만, 차량 사고로 택배기사 A씨는 현재 일을 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