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윤창원 기자"차라리 몰랐으면 모를까. 집권당 대표에서부터 청와대 수석, 그리고 순천에서 금배지를 얻기까지 전남 발전의 길과 방향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특정 정당의 독식을 깨는 단 한번의 변화로 전남의 모든 것을 바꾸겠습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63·국민의힘)는 4일 전남CBS라디오 '시사의 창' 인터뷰에서 "전남은 27년여 동안 한쪽(더불어민주당)에서 이렇다 할 경쟁 없이 9대째 도정을 맡았다. 27년에 4년을 더 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특별히 나아질 수 없는 구조다. 변화의 주역이 돼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앞서 같은 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출마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상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이정현의 전남지사 출마는 이정현의 정치"라며 "(유영하) 변호사 외에 누구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전 대표는 "소속된 곳에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실 당시에는 다른 마음을 품고 일하지 않았고 지금은 국민의힘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며 "민주당의 일원이 민주당에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십상시라는 비난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근혜의 복심, 장을 지지겠다는 등의 과거 발언 등)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호남 출신 인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전북 전주 출신 국무총리 지명은 물론 본인이 거절해서 안됐지만 애초 경제부총리도 전남 출신을 들이려고 했는데 이것은 엄청난 변화다"며 "한마디로 선거 당시 캠프나 이념 맞는 이들, 국민의힘 소속 등의 이유로 내는 인사가 아닌 것이다. 어느 정권에서 일했나 등의 연좌제 적용과도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전남지사로 당선되든 낙선 후 다른 정치를 하든 호남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인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호남 인재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전남에서는 한쪽(민주당)에서 쭉 이어가다 보니 대부분 도정을 승계하거나 체면 때문에 혁신하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전남의 강점을 열거했다.
그는 "동부권만 해도 전국 어디에도 없는 연매출 100조 넘는 석유화학단지에다 철강단지까지 있다. 이를 활용해 이차전지를 포함한 부품소재산업을 크게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러한 것에 대해 적극적인 제기가 부족한 상황이다"며 "고흥도 고작 3~5년 만에 로켓을 쏘아올리는 것이 전부다. 드론 관련 연구소 연구 생산시설을 건립하고 비행 규제 프리존만 조성해도 전남과 광주에 무수히 많은 부차적 산업이 일어날 텐데 지금까지 제대로 된 해법을 찾지 못하다보니 중앙부처를 설득하지 못하는 것이다"고 진단했다.
당의 흥행, 총선 전 얼굴 알리기 등 출마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에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전남 11.4%를 비롯해 대선에서 호남인들로부터 10%가 넘는 득표율을 받은 것은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호남의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며 "광주에서 나섰던 두 차례 국회의원선거만 보더라도 1%대에서 39%가 넘는 득표율로 발전했다. 비록 낙선했지만 진심이 통한다는 것은 수차례 경험했고 지금은 더 큰 변화를 바라볼 수 있는 시기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당선인이나 이준석 당대표 등의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당선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당선이 된다면 이후에야 청와대 수석, 당대표 경험 등을 살려 정부, 당대표와 어떤 누구보다도 긴밀히 협력하겠지만 당선은 제 힘으로만 이뤄낼 것"이라며 "특히 보수정당 최초의 전남지사 역을 맡겨주신다면 대통령으로부터 정책·정치적인 호남에 대한 결단을 받아내겠다"고 장담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오는 6일 전라남도의회에서 출마 인사와 함께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