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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자네, 진정한 무술 고수가 뭔지 아나?"

    부활 꿈꾸는 韓 우슈 조수길 회장, 중흥 위한 연구소 설립

    대한우슈협회 조수길 회장은 최근 대한우슈진흥연구소를 발족해 왕년의 인기 부활을 도모하고 있다. 협회대한우슈협회 조수길 회장은 최근 대한우슈진흥연구소를 발족해 왕년의 인기 부활을 도모하고 있다. 협회
    70~80년대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한국 우슈(武術·무술)가 영광 재현에 나선다. 고(故) 이소룡과 성룡, 이연걸 등 왕년의 쿵푸(功夫) 스타들이 군림했던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우슈 본연의 정신을 강조해 진정한 무술인들을 배출하겠다는 각오다.

    (사)대한우슈협회는 지난달 29일 대한우슈진흥연구소를 발족시켰다. 박귀순 소장 등 각계각층 체육 전문가 출신 운영위원 10명이 엘리트와 생활체육 전반을 검토해 우슈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협회 조수길 회장(60)이 의욕적으로 나서 설립한 연구소다. 조 회장은 대한태극권연맹 초대 회장과 중국 진식태극권 한국지부장, 진식태극권 제11대 전승자이기도 하다. 우슈도 최고수에 해당하는 8단이다. 9단은 원로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명예다.

    대한우슈진흥연구소는 말 그대로다. 침체된 한국 우슈의 발전 방안을 찾겠다는 목적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한국 우슈는 70년대부터 거의 20년 동안 최대 호황을 누렸다. 쿵푸 영화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전국 도장에 우슈를 배우겠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조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조 회장은 "이소룡의 영화 '사망유희'를 보고 호기심에 우슈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사망유희는 세계적인 스타 이소룡의 유작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카림 압둘 자바가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창술 경기를 펼치고 있는 한국 우슈 간판 서희주. 대한우슈협회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창술 경기를 펼치고 있는 한국 우슈 간판 서희주. 대한우슈협회​​
    하지만 최근 우슈 인기는 적잖게 사그라들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미녀 검객' 서희주와 '우슈 신동' 이하성 등이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왕년에 비하면 턱없이 저변이 줄어들었다. 협회 박영진 사무처장은 "한때 등록 선수가 2000명을 넘었지만 현재는 500명 남짓"이라면서 "도장 역시 1000개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200개 정도"라고 귀띔했다.

    조 회장을 비롯해 한국 우슈인들이 재도약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조 회장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관심도가 낮고 환경도 열악하다"면서 "연구소를 만들어 침체된 우슈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 무술 영화처럼 겉모습만 화려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조 회장은 "대부분 우슈는 영화를 통해 접하지만 똑같이 실현되지 않으니 실망한다"면서 "치고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하급의 무술"이라고 잘라 말했다.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게 진정한 무도인이라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진정한 무술은 수련한 덕으로써 상대를 탄복, 감복하게끔 만드는 것"이라면서 "우슈는 원래 선제 공격이 없는데 양보하고 배려하고 물러선 뒤 공방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싸우지 않고도 수련으로 쌓은 지덕체가 우러나오게 하는 게 진정한 무술"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대한우슈진흥연구소 개소식 모습. 협회지난달 29일 대한우슈진흥연구소 개소식 모습. 협회

    연구소도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추진했다. 조 회장은 "우슈는 동양 사상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자연 발생적 무술"이라면서 "사상과 철학을 갖고 있기에 운동을 통해서 일상 생활에서 이론과 실기를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정의롭고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정신력을 키워내는 게 목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연구소를 통해 국내외 무예 관련 단체들과 교류하고 표준화된 지도법을 개발, 양질의 지도자를 배출해 우슈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엘리트∙생활∙학교 체육과 스포츠 프로그램 개발 △온∙오프라인 행사의 효율적인 진흥 방안 개발 △지도자 양성 체계와 수련 기법 데이터 베이스 구축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슈를 널리 알리기 위한 기회도 다가오고 있다.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이다. 조 회장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때 대한민국에 쿵푸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우슈. 과연 한국 우슈가 왕년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 회장은 "우슈인들의 자부심, 자존감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정의롭고 멋진 우슈인 사회에서 존중을 받는 우슈인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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