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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에 도전했던 정찬성 "아쉽지도 않고 후회도 없어, 후련해"

스포츠일반

    세계 최고에 도전했던 정찬성 "아쉽지도 않고 후회도 없어, 후련해"

       정찬성의 딸이 타이틀 전에서 패한 아빠 정찬성과 경기 준비를 함께 했던 엄마를 위해 그린 그림. 사진=정찬성 인스타그램 캡처정찬성의 딸이 타이틀 전에서 패한 아빠 정찬성과 경기 준비를 함께 했던 엄마를 위해 그린 그림. 사진=정찬성 인스타그램 캡처
    "아쉽거나 후회되거나 그래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생애 두 번째 UFC 타이틀 도전이었다. 현 챔피언은 너무 강했고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2011년 3월 UFC에 입성한 정찬성(35).

    2013년 8월, 2년 만에 첫 타이틀전 도전 기회를 잡았다. 상대는 페더급 최강자이자 UFC 초대 챔피언인 조제 알도. 알도는 이미 4번의 방어전에 승리한 체급 최강자였다.
       
    앤소니 패티스와 5차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패티스가 부상으로 빠졌고 정찬성이 기회를 잡았다. 첫 타이틀전에서 정찬성은 알도를 상대로 난타전에 이은 수준급 경기를 가져갔다.

    그러나 4라운드 오른쪽 어깨가 탈골됐고 아쉽게 TKO패를 당했다.
       
    지난 10일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 대결에서 패한 뒤 케이지에 주저 앉은 정찬성. SPOTV 제공지난 10일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 대결에서 패한 뒤 케이지에 주저 앉은 정찬성. SPOTV 제공
    알도전이 끝나고 정찬성은 부상 회복과 군 복무로 공백기를 맞았다.

    이후 정찬성이 다시 UFC 무대에 오른 것은 4년 만인 2017년 2월 데니스 버뮤데즈전. 정찬성은 1라운드 2분49초 만에 펀치 KO승을 거뒀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2018년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패했지만 다시 2연승을 달린 정찬성. 그사이 페더급 왕좌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가 차지했다.
       
    2020년 10월 챔피언 타이틀 도전자 자격을 놓고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맞붙었지만 정찬성은 오르테가의 경기력에 막혀 5라운드 판정패로 기회를 놓쳤다.
       
    포기하지 않았다. 정찬성은 자신보다 하위 랭커인 댄 이게와 대결을 수락한 그는 2021년 6월 승리를 거뒀고 다시 타이틀 도전에 희망을 이어갔다.
       
    볼카노프스키의 펀치에 완벽하게 제압 당한 정찬성. SPOTV 제공볼카노프스키의 펀치에 완벽하게 제압 당한 정찬성. SPOTV 제공
    2022년 1월.

    알도전 때처럼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볼카노프스카와 맞붙을 페더급 랭킹 1위 맥스 할로웨이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2위 오르테가는 이미 꺾었고 3위 야이르 로드리게스는 할로웨이전에 패해 자격을 잃었다.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는 다음 대전 상대로 랭킹 4위 정찬성을 지목했다.
       
    정찬성도 흔쾌히 수락했다. 경기는 4월 10일(한국 시간) UFC 273에서 열리게 됐다.
       
    정찬성은 일찌감치 미국으로 떠났다. 전지훈련 장소인 '파이트 레디'에서 최상의 몸 상태로 출전하겠다는 각오였다.
       
    컨디션도 좋았다. 자신이 중시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파이트 레디 캠프에 몹시 만족했다. 다른 대회 때와 달리 부상도 없었다. 모든 수치가 '챔피언 가능'을 가리켰다.
       
    볼카노프스키의 타격에 엉망이 된 정찬성의 얼굴. SPOTV 제공볼카노프스키의 타격에 엉망이 된 정찬성의 얼굴. SPOTV 제공
    경기 당일 볼카노프스키와 격돌한 정찬성. 그러나 차원이 달랐다. 정찬성은 자신이 준비한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볼카노프스키에게 압도당했다.

    타격에서 맞불을 놓았지만 당하는 것은 정찬성이었다. 그래플링이 강한 볼카노프스키를 상대로 그라운드전에 돌입하는 것도 무리였다. 라운드를 넘길 때마다 정찬성의 얼굴에는 상처가 늘어났다.
       
    4라운드 주심은 너무 많은 타격을 허용한 정찬성을 보고 경기를 멈췄다. 정찬성의 안전을 생각한 조치였다.

    정찬성의 9년 만의 타이틀 재도전은 다시 TKO패로 끝났다.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경기에 패한 뒤 케이지에 무릎을 꿇은 정찬성. SPOTV 제공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경기에 패한 뒤 케이지에 무릎을 꿇은 정찬성. SPO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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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후 볼카노프스키의 벽을 실감했다는 정찬성. 그만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은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 소감이었다. 

    그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아쉽거나 후회되거나 그래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후련합니다. 몸 상태도 완벽했고 모든 캠프가 완벽했는데도 너무 완벽하게 져버려서 하하.."
       
    정찬성은 "기대해주신 분들에게 죄송하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에게 고맙다"며 "저는 괜찮다. 챔피언이 이 정도라는 걸 배운 것에 허탈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의 실패가 대한민국 격투기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챔피언의 품위를 보여준 볼카노프스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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