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캡처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 상하이의 어려운 상황을 흑백 공중영상과 불만의 목소리에 담은 동영상이 당국의 검열 속에서도 제목을 바꿔가며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4월의 소리'라는 6분짜리 동영상은 지난 22일 소셜미디어와 메신저 앱을 통해 나타났지만 당국에 의해 신속하게 삭제됐고 관련 영상에 대한 온라인 검색도 차단됐다.
하지만 온라인 이용자들은 더 많은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제목을 바꾸는 등 작은 변화를 주며 계속해서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장펑관차'라는 아이디를 쓰는 블로그의 저자는 금요일에 해당 동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온 이후 다양한 변형이 생겨났으며 아무리 빨리 검열을 받더라도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위챗을 통해 계속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2500만의 초거대 도시인 상하이는 전염성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주종인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도시를 봉쇄해 오고 있다.
길어야 5일~10일 정도일 것이라는 봉쇄는 일부 완화된 지역이 있다고는 하지만 매일 2만 명대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여전히 완고한 형태로 계속되고 있다.
상하이의 창닝구의 한 봉쇄된 아파트 입구. 연합뉴스봉쇄로 인해 주민들은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렸고 일부 환자들을 진료를 거부당했다. 이런 상황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이웃이나 주민위원회, 관련 공무원과의 전화 통화를 녹음해 온라인에 올렸지만 매넌 검열에 의해 신속하게 삭제됐다.
'4월의 소리'는 이런 불만의 목소리를 모아 놓은 것이다.
다소 음울함이 느껴지는 상하이의 공중 영상을 흑백으로 처리한 가운데 주민들의 불만과 어려움을 나타내는 짧은 오디오 녹음 24개가 연속으로 입혀졌다.
녹음은 3월에 상하이가 국가 금융 허브이기 때문에 도시를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두 개의 상하이 관리의 녹음을 시작으로 시간 순으로 표시된다.
이어 4월부터 현장에서 주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없다는 주민위원회 관계자들의 목소리, 부모 곁을 떠나 격리되는 아이의 울음소리, 물자를 달라고 구호를 외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가 먹을 약을 구하기 위해 이웃집 문을 두드리는 엄마, 항암치료 후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암 환자의 음성도 있다.
중간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운전기사가 음식물을 가져다준 경찰에게 감사를 표하는 긍정적인 녹음도 있지만 한 노인이 건물 직원들에게 음식을 주면서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굶주림 때문에 죽겠다고 말하는 음성도 나온다.
"상하이여, 어서 건강을 회복하라"는 자막과 함께 끝을 맺는 이 영상을 누가 제작해 유포했는지는 현재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촬영 및 편집자로 '캐리'라는 이름이 적시돼 있고, 영상에 등장하는 육성들은 온라인상에서 확보한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