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대통령 사저 및 경호 시설 주변을 찾은 시민이 시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여기가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 맞나요", "저기 보이는 건물이 문 대통령 사저인가요"
요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주민들이 낯선 이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이 벌써 북적북적한다.
문 대통령은 5월 10일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후 평산마을 사저로 내려온다.
퇴임이 아직 보름여 남았다.
그런데도 사저가 다 지어지고 이삿짐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이달 중하순께부터 알려지자 전국 곳곳에서 관광객이나 지지자들이 찾는다.
평산마을은 우리나라 3대 사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통도사 바로 옆 마을이다.
45가구 100여 명 정도가 사는 조그만 동네다.
마을 뒤에는 '영남 알프스'(경남 밀양시·양산시, 울산시에 걸친 높이 1천m 이상 고산지역)로 불리는 높이 1천81m 영축산(영취산)이 있다.
마을 앞에는 임시휴장 중이지만, 부산·울산·경남을 대표하는 놀이공원 중 한 곳인 통도환타지아가 있고, 카페·찻집·음식점도 몇 군데 영업 중이다.
그동안 외지인 방문이 영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동네가 번잡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 퇴임이 다가올수록 외지인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
평일에도 외지인 수백여 명이 차를 타고 평산마을을 찾아 스마트폰으로 사저를 찍거나 사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간다.
통도사를 구경하러 왔거나 용무가 있어 양산시까지 온 김에 신평마을까지 와서 사저를 보고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러 사저를 보러 오는 외지인도 있다고 평산마을 주민은 귀띔했다.
이 주민은 "대부분 부산·울산·경남 등 가까운 곳에서 오지만, 가끔 몇 시간이나 걸리는 '강원도 강릉, 경기도 남양주에서 왔다'며 우리 마을을 찾는 경우도 있더라"고 전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대통령 사저 쪽으로 들어가는 도로에 평산마을 주민 명의로 '외부차량 출입금지' 푯말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평산마을 주민들은 외지인 방문이 썩 반갑지 않은 분위기다.
평산마을 또 다른 주민은 "벌써 외부인 차량, 사람들이 들락날락해 마을이 어수선하다"며 "다음 달부터는 더 심해질 것 아니냐"고 말했다.
양산시는 외지인이 몰고 온 차량이 늘자 마을버스가 지나는 도롯가에 불법주차 금지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불법주차 단속에 들어갔다.
마을 안길 입구와 평산마을 경로당·마을회관 앞 광장에는 언제부터인지 '안길 출입금지', '외부차량 주차금지' 표지판이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