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연합뉴스북한이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을 맞아 야간 열병식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9시부터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 식전 행사를 1시간 정도 가진 데 이어 오후 10시부터 열병식 본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은 김일성이 90년 전인 1932년 일제에 맞서 처음으로 빨치산 무장조직, 즉 조선인민혁명군을 창설했다고 하는 날이다.
북한이 과거에 실시한 심야열병식처럼 이번 열병식도 이날 0시를 기해 열릴 것으로 당초에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열리지 않다가 밤 9시부터 야간에 실시된 것이다.
여기에는 전날 평양에 비가 일부 내리는 등 기상의 영향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열병식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조선인민혁명군 창설일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이날을 넘기지 않고 야간 열병식을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북한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설은 30년대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투쟁과 이후 백두혈통의 통치 정당성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강조되기 때문에, 국방력 과시를 통해 내부적으로는 체제 단결을 꾀하는 한편 대외적인 군사 메시지가 표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지만 과거 열병식처럼 참석했을 것으로 보이고, 직접 연설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개월가량 진행된 열병식 예행연습에서는 병력 2만 명, 장비 250여점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번 열병식에는 지난 1월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 8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 17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각종 신형무기체계가 총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그동안 야간 열병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 스크린과 화려한 조명 등 각종 장치도 준비했다.
특히 대동강을 넘어 행사가 열리는 김일성 광장까지는 2개의 부교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여하는 병력과 장비가 대동강에 마련된 이 부교를 통해 이동하는 이색 장면이 연출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심야 열병식을 개최한 이후 이번까지 모두 4번의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마친 뒤 26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열병식 소식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