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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 양보 못 해" 여야 원구성 파행 장기화 조짐

국회/정당

    "법사위원장 양보 못 해" 여야 원구성 파행 장기화 조짐

    핵심요약

    21대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를 존중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며 원점 재검토를 선언한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정호영 후보자 낙마나 국회의장을 여당이 맡는 방식으로 출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양당 모두 날을 세우며 법사위원장 사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원만한 합의는 난망합니다.

    법제사법위원회 전경. 연합뉴스법제사법위원회 전경. 연합뉴스
    법안 상정의 문지기인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여야가 후반기 국회에서는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합의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번복했기 때문이다. 양당 모두 '법사위원장 절대 사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후반기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K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주기 쉽지 않겠다 생각이 든다"며 "사실상 '검찰쿠데타'가 완성돼있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그것을 견제할만한 사람은 법사위원장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해 7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11 대 7로 재배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법사위원장의 경우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이 맡기로 했다.

    이번주 새 국회의장 선출과 함께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을 위한 원구성 협상도 진행돼야 하지만, 민주당이 '정권 견제'를 이유로 후반기에도 법사위원장을 맡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며 충돌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법사위가 체계와 자구를 벗어난 범위는 심사하지 못 하도록 법률 개정도 이뤄졌지만, 여전히 모든 법안은 본회의 상정 전에 법사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원구성 협상 마다 갈등의 중심에 서있다. 현재 여야 원내 지도부가 물밑에서 접촉하며 원구성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진척은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합의 번복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헛웃음이 나온다. 전임 원내대표로서 저와 함께 협상하고 직접 합의안에 서명까지 한 윤 위원장의 합의 번복 논리가 궁색 맞고 쪽팔리기까지 하다"고 법사위원장을 내주기 어렵다는 윤호중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양보할 경우, 내후년 총선까지 식물정권 처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상반기 국회처럼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맡게 된다면 입법 폭주를 막을 수 없고 각종 민생 법안 처리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의 견제를 통한 균형이라는 논리 외에 국민의힘이 먼저 검수완박법 국회의장 중재안을 파기했다는 점을 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 합의를 먼저 파기한 것은 국민의힘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강 대 강 대치 속 한동안 파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대신 국회의장을 여당에 양보하는 안도 거론되지만 '법사위원장 절대 사수'라는 국민의힘 전반의 분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은 일단 거의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정호영 낙마 카드로는 민주당의 협조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국회의장과 관련한 논의는 검토해볼 수는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제안받은 바 없다"며 "법사위원장 자리는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원칙"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국회의장을 우리가 맡는다고 해도 실익이 없다"며 "원구성 협상에서 법사위원장을 얻어 내지 못하면 2년 동안 정부·여당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되므로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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