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전성현 문성곤. KBL 제공안양 KGC인삼공사는 2010년대 들어 세 차례나 프로농구 정상을 밟은 강호다.
오세근은 2012년 챔피언결정전 MVP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7년에는 김승기 감독의 지휘 아래 오세근과 이정현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21년에도 정상에 섰다.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제러드 설린저가 압도적인 활약으로 플레이오프 무패 우승을 견인했다.
KGC인삼공사는 그동안 신인드래프트에서 선수를 잘 뽑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단을 알차게 보강했다. 그 결실을 맺은 것이 지난해 우승이다. '설교수'의 활약이 눈부셨지만 오세근을 필두로 하는 국내선수 라인업은 가히 10개 구단 중 최강 수준이었다.
하지만 1년 사이 KGC인삼공사에게 많은 일이 벌어졌다.
'우승 팀 가드' 이재도는 지난해 5월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얻고 창원 LG를 떠났다.
그럼에도 KGC인삼공사의 저력은 대단했다. 포인트가드 변준형이 성장했고 문성곤은 양희종과 함께 수비 라인을 굳건히 지켰다. 전성현은 리그 최고의 슈터로 발돋움 했다. 오세근도 건재했다. 그 결과 KGC인삼공사는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의 위용은 올해 비시즌 기간에도 크게 흔들렸다. 김승기 감독은 팀을 떠나 데이원자산운용(고양 오리온)의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KGC인삼공사에 잔류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전성현도 김승기 감독을 따라 신생 구단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로써 최근 6시즌 동안 두 차례 우승을 달성했고 네 차례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이상의 성적을 달성했던 강호는 순식간에 다수의 핵심 코어들을 잃었다.
그럼에도 KGC인삼공사의 차기 시즌 전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오세근, 변준형, 문성곤이 있고 최근 팀의 간판급 베테랑 양희종과 다년 계약을 맺었다. 지난 몇 년 동안 KGC인삼공사는 외국인선수 영입에 있어서도 늘 평타 이상을 쳤다.
2022-2023시즌이 끝나면 KGC인삼공사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발돋움 한 문성곤이 FA가 되기 때문이다.
이미 몇몇 구단들이 문성곤이 FA 권리를 얻는 2023년의 5월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과 올해 FA 시장에서 나타난 결과를 감안하면 안양 농구 팬들은 걱정이 앞선다.
프로스포츠에서 강한 전력을 구축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강한 전력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한다. KGC인삼공사에게는 올해 팀의 주축들을 붙잡을 기회가 분명 있었다. KBL 왕조 건설에도 도전해볼만한 전력이 너무 허무하게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