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내일'에서 구련 역을 맡은 배우 김희선.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김희선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90년대 청춘스타에서 40대가 된 지금, 김희선은 SF부터 액션물까지 숨 가쁜 질주를 막 끝냈다. 핑크 머리에 붉은 메이크업, 다소 파격적인 변신도 그에겐 두려움이 아닌 새로움이다. 김희선은 그렇게 MBC 금토드라마 '내일'의 저승사자이자 주마등 위기관리팀 팀장 구련 역으로 변신했다.
'내일'의 저승사자들은 망자를 데려가지 않고, 자살예정자들의 운명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저승사자. 이 아이러니가 온갖 삶의 고통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려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절망 속에서 구해낸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은 인간적 매력이 넘쳐나는 김희선다운 선택이었다. 인기 웹툰 원작이 있어 캐릭터 구현은 어려웠지만 김희선은 '힘든 이들을 위로할 드라마'를 원하던 중 '내일'을 만났다. 그야말로 운명적 만남이었다.
김희선의 필모그래피에서 현실적 아픔과 무게를 깊이 있게 다룬 드라마가 많지는 않다. 스스로에게 익숙한 소재나 전개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희선은 구련의 책임감처럼 끝까지 그 무게를 이겨내면서 함께 한 후배 배우들까지 돋보이도록 시너지를 냈다.
이제 겨우 40대, 앞으로 김희선의 또 다른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다음은 김희선과의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MBC 금토드라마 '내일'에서 구련 역을 맡은 배우 김희선. MBC 제공Q 간단한 종영 소감 부탁 드린다A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우리 주변만 돌아봐도 이런 저런 고민으로 힘든 친구들이 많지 않나? 그들을 위로할 드라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도 '내일'을 만났다. 분명 '내일'은 지금까지 했던 작품과는 결이 조금 다를 수 있다. 드라마 '내일'이 재미나 흥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의미가 잘 전해진 거 같아서 좋다.
Q 로운, 이수혁, 윤지온까지 주마등 위기관리팀 식구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A 로운은 어리지만 성숙하다. 나이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어른스럽고 좋은 친구다. 이수혁은 시크한 것 같지만 세상 섬세하고 자상하다. 주변까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착한 친구다. 지온이는 자기 일에 너무 충실하다. 성실하고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좋은 후배다. 3명 모두 후배지만 배울 게 많은 친구들이다. 언급된 세 사람뿐만이 아니라 작품에 출연한 모든 스태프들을 비롯해서 배우들, 선배님들과 함께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 뜻 깊은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
Q 핑크 염색에 저승사자를 연상케 하는 붉은 메이크업 등으로 외적인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A 4일에 한 번 컬러 염색과 헤어 매니큐어를 반복했다. 지금은 머리카락이 많이 상해서 뚝뚝 끊어진다. 한동안 고생을 좀 할 것 같다. 하지만 구련을 표현하는데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주변에서도 다행히 생각보다 핑크 머리와 붉은 메이크업이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나와 감사하다. 그동안 고생해준 스태프들에게 너무 고맙다.
MBC 금토드라마 '내일'에서 구련 역을 맡은 배우 김희선.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Q 액션 장면이 많아 촬영하면서 체력 등 관리도 꾸준히 했을 것 같다A 저는 원래 게으른 편이다. (웃음) 외모 관리가 어려운데 일단 스트레스 많이 받지 않으려 노력하고, 먹고 싶은 음식 위주로 먹되 가능한 건강하게 먹으려 한다. 물도 틈이 나는 대로 많이 마시려고 노력한다. 특히 피부는 수분 보충에 주력하는데 그 방법으로 직접 만든 팩도 이용해 봤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촬영 중에 액션도 많고 야외 장면도 많아서 촬영 틈틈이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안 했던 거 새롭게 많이 했던 작품이다.
Q 저승사자라는 독특한 소재에 판타지가 가미된 드라마였다. 위기관리팀 팀장 구련 역을 어떻게 완성해내고자 했는지 궁금하다A 웹툰과 싱크로율을 맞추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게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 했다. 구련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원작과는 아주 조금 다르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아픔과 상처는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내가 섣불리 바꾸려 한다면 현재를 살고 있는 구련이 다른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더 원작 속 구련이나 드라마 속 구련이나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Q '저승사자룩'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구련의 세련되면서 시크한 스타일링 역시 화제가 됐다A 내가 소장한 의상도 활용하려고 노력했고, 매회 매 의상이 모두 기억에 남는다. 반응이 좋다니 너무도 감사한 일이다. 내가 노력한 걸 좋아해준 건 노력한 보람이 있는 일이다. 스타일리스트와 상의도 많이 했고 어느 한 스타일만 좋았다고 하기엔 너무 애정을 쏟았다. 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구련의 패션을 준비하고 촬영하는 동안 나도 즐거웠다.
MBC 금토드라마 '내일'에서 구련 역을 맡은 배우 김희선. MBC 제공Q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길 두려워하지 않고, 40대 여성 배우들 중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배우 생활을 꾸준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A 힘들고 부담될 때가 많지만 팬들과 주변의 응원 덕분에 도전할 수 있고, 내게 주어진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들의 응원과 애정이 없었다면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열심히 하는 게 그들의 마음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Q 워낙 성격이 시원털털하기도 하고, 본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으려 한다고 했는데 연기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가 생긴다면 해소법이 있을까
A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없지만, MBTI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잊으려 하는 성격이다. MBTI가 ENTP인 영향이 큰 것 같다.
Q 고단한 삶 속에 진정한 위로가 되는 드라마였다. '내일'을 통해 스스로는 어떤 성장을 이뤄냈나
A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나와 내 주위를 둘러보는 계기가 됐다. 아직은 성장했다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더 성장해 나가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된다.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Q 지난 인터뷰 이후로 일상에서 새로운 취미가 생겼을까. 향후 활동 계획이나 쉬면서 무엇을 할 예정인지 궁금하다A 곧 공개될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로 다시 인사 드릴 예정이다. 그리고 배워보고 싶은 게 많다. 쉬는 동안 시간을 잘 써보도록 하겠다. 친구 혹은 가족과 여행도 해보고 싶고, 글램핑도 해보고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배우다 멈춘 그림도 계속 그려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