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푸이그 '안 풀리네'. 연합뉴스이제는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메이저리그 통산 132홈런을 터뜨린 야시엘 푸이그(키움)가 KBO리그에서 가장 무기력한 타자로 전락했다.
푸이그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타율이 2할2리에서 1할9푼8리(172타수 34안타)로 떨어졌다.
규정 타석을 채운 53명의 타자들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이다. 이날 대전 한화전에서 결장한 박세혁(두산)과 나란히 타율 최하위에 위치했다.
푸이그는 신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인 총액 100만 달러(약 11억 7000만 원)를 받고 키움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86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7리(3015타수 834안타) 132홈런 415타점을 기록한 푸이그는 키움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시즌 초반 이정후-푸이그-김혜성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꾸렸다. 푸이그에게 4번 타자를 맡기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푸이그는 4번 타자로 32경기에 나서 타율 2할9리(115타수 24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키움 푸이그 '삼진'. 연합뉴스이에 홍 감독은 푸이그의 타순에 변화를 줬다. 푸이그는 지난 10일 고척 잠실전부터 2번 타자로 나섰다. 당시 홍 감독은 "푸이그가 4번 타자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원래 메이저리그에서 2번과 8번을 주로 맡았다"면서 "감을 회복할 방법을 고민하다 2번으로 끌어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푸이그는 2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176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2번 타순에서도 푸이그는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2번 타자로 출전한 10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42타수 7안타)에 그치자 홍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결국 푸이그는 8번 타순까지 밀렸다. 푸이그가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309, OPS 0.978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타순이다. 하지만 푸이그는 지난 21일 고척 한화전부터 8번 타자로 소화한 4경기에서 타율 2할(15타수 3안타)을 기록하며 반등에 실패했다.
타율 외 타격 지표에서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푸이그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0.22로 리그 79위, 조정득점창출력(wRC+)은 86.0으로 리그 46위 수준이다.
키움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활약한 제리 샌즈 이후 번번이 외국인 타자 영입에 실패했다. KBO리그 사상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푸이그마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온갖 방법을 시도해도 푸이그의 타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려 100만 달러를 주고 데려온 외국인 타자를 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타순 변경에도 해법을 찾지 못한 홍원기 감독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