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 2'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일러 주의
전편에 이어 다양한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범죄도시 2'가 대한민국 대표 범죄 액션 시리즈로 나아가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선에 섰다. '범죄도시'가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캐릭터'다.
주먹 한 방으로 범죄자들을 쓰러트리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그의 옆에서 브레이크를 거는가 싶다가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서주는 전일만 반장(최귀화), 범죄자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장이수(박지환) 그리고 전편의 빌런 장첸(윤계상)에 이어 마석도를 위협하는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까지 서로 다른 매력과 개성을 뽐내는 캐릭터들을 만나는 재미가 '범죄도시' 시리즈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에 이상용 감독이 '범죄도시 2'에서 마석도, 강해상, 전일만, 장이수를 어떻게 그려나가고자 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범죄도시 2' 캐릭터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K-히어로가 나타났다…괴물형사 마석도
"느낌 오지? 이 새끼 잡아야 되는 거. 사람 죽인 놈 잡는 데 이유가 어딨어? 나쁜 놈은 그냥 잡는 거야!" 말보다 몸이 빠르고 나쁜 놈은 때려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대체불가 강력반 형사 마석도.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 귀국시키는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현지에서 법보다 두렵다는 무자비한 존재 강해상을 알게 된다. 악명 높은 그가 한국에 입국했다는 정보를 듣자마자 마석도는 강해상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 이상용 감독 : 마석도는 1편과 캐릭터가 1편이랑 달라지지 않고 주어진 환경만 달라졌다. 다만 차별점을 두고 접근했던 부분은 액션이다. 마동석 배우가 '범죄도시' 시리즈를 기획할 때부터 말했던 게 액션을 어떻게 진화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초반 시나리오 단계부터 촬영을 진행하고 무술 콘셉트를 잡을 때부터 악당을 어떤 식으로 응징하는 게 좋을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이런 부분에서 액션의 포커스가 많이 달랐다.영화 '범죄도시 2' 캐릭터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강 빌런 역대급 범죄자 강해상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했지 살려선 보낸다고는 안 했잖아. 내 돈 안 돌려주면 제가 한국 갑니다." 무자비한 악행을 일삼으며 자신에게 거슬리는 인물은 가차 없이 없애버리는, 아무도 잡지 못한 역대급 범죄자 강해상. 베트남 조폭부터 한국의 조직까지 그를 쫓지만 보란 듯이 따돌리며 더 큰 판을 벌이기 위해 한국으로 향한다.
▷ 이상용 감독 : 1편 빌런 장첸은 그룹으로 들어와서 가리봉을 확장해가는 무시무시함이 있었는데 강해상은 이른바 '독고다이'(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거나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다. 범죄자들이 해외로 도망가 불법 체류자가 되고, 자기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이어졌다. 말도 못하고 합법적인 일도 못하고, 돈이 필요하니까 범죄를 저지르려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나락으로 떨어진 인생이 못할 거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자료조사를 해보니 실제로도 그러했다. 그리고 그들의 행위 자체가 너무 잔혹하고 또 악랄했다. 강해상은 그런 쪽으로 좀 더 포커스를 맞춰서 악랄하고 보다 더 직접적으로 돈을 탐하고 자기 것을 빼앗겼다는 데 크게 분노하는 점 등을 보여주려고 했다.영화 '범죄도시 2' 캐릭터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금천서 강력반 1팀 반장 전일만
"나 더 이상 길게 얘기 안 해. 나만 믿고 따라와. 이 새끼 이거 완전 역대급이에요." 바람 잘 날 없는 금천서 강력반 1팀 반장 전일만은 마석도와 함께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 받으러 파견을 가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무자비한 범죄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는 마석도와 함께 글로벌한 범죄 소탕 작전에 나서게 된다.
▷ 이상용 감독 : 전일만은 1편과 약간 차이가 있다. 1편에서 전일만은 마석도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걸 막는 건 아니고 거침없이 진행해 가는 과정에서 적당히 하자는 정도였다. 2편은 마석도 앞을 가로막을 장애물을 어떻게 세팅할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 장애물을 배치할수록 마석도의 위트 넘치는 대사라든가 행동이 돋보이고, 관객 역시 이를 보는 재미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걸 시도할 수 있게 해준 캐릭터가 전일만이다. 영화의 전반부는 거의 전일만과 마석도의 버디 무비 느낌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영화 '범죄도시 2' 캐릭터 포스터.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과거청산 전 이수파 두목 장이수
"칼 맞고 죽다 살아난 뒤로, 이제 합법적인 일 밖에 아이합니다. 내 옛날에 장이수가 아이야!"
가리봉동 사건 이후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전 이수파 두목 장이수.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마석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이번 소탕 작전에 얼떨결에 합류하게 된다.
▷ 이상용 감독 : 마석도와 가장 맞닿아 있는 범죄자 중 한 명이 장이수다. 조선족인 장이수는 한국에서 범죄를 저질렀지만, 어머니 칠순 잔치를 챙길 정도로 인간성이 있다. 1편에서 마석도에게 협조해 가리봉의 질서를 유지한 인물도 장이수다. 장첸에게 죽을 뻔했던 장이수를 이번엔 강해상을 잡는 데 이용하면 후반부가 풍성하고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강해상이 한국으로 넘어와 최춘백을 납치한 후 벌어지는 일련의 장면에서 강해상과 마석도는 숨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돈을 들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긴박함과 재미를 유지하면서 극을 끌고 갈 수 있을지 생각했을 때 장이수가 너무 필요했다.
장첸으로 인해 모든 걸 잃은 후 다시 시작한 인물이 돈을 맞닥뜨렸을 때 그 욕망을 어떻게 풀까 생각했을 때 강해상과는 다른 결로 풀 수 있을 거라고 봤다. 강해상은 돈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지만 장이수는 그런 인물은 아니다. 그 부분을 변별점으로 표현하면 이야기가 훨씬 더 풍성해질 거라는 생각에 장이수가 등장하게 됐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