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배강률. KBL 제공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프로농구 원주 DB의 배강률이 KBL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2022-2023시즌 정규리그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KBL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제27기 제5차 재정위원회를 개최해 지난 25일 전주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배강률에게 54경기 출전 정지와 사회봉사 120시간, 제재금 1천만원의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KBL은 "음주운전, 약물복용, 승부조작, 폭력 등에는 무관용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선수 교육, 구단과의 협조 체제 강화 등에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배강률의 음주운전 적발 소식은 지난 27일 DB 구단의 공식 발표를 통해 알려졌다.
DB는 "배강률이 지난 주말 음주운전 사고 직후 구단에 자진 신고를 했다"며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고 구단 자체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강률이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지 않고 구단에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KBL의 중징계를 피할 수는 없었다.
불과 5개월 전 서울 삼성의 천기범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후 은퇴를 선언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음에도 프로농구 선수의 음주운전 입건이 재발됐기 때문이다.
당시 KBL은 천기범에게 5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징계 발표 후 4일 뒤 천기범은 은퇴를 선언했고 이 때문에 이상민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KBL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코트밖 음주 관련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배강률에게 철퇴를 내렸다. 한 시즌 정규리그 총 경기수인 54경기 출전 정지는 앞으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선수에게 내리는 징계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운전대를 잡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다.
여기에 추후 발표될 DB 구단의 자체 징계가 더해지면 배강률의 출전 정지 경기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작년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서울 삼성의 가드 김진영도 한순간의 실수로 한 시즌 이상 코트에 서지 못하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KBL은 그에게 2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삼성은 추가로 5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각각 내렸다.
한편,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은 천기범은 최근 일본 B2.리그 후쿠시마 파이어본즈와 계약을 맺었다.
천기범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제 전부였던 삼성 썬더스 구단과 kBL에 너무 큰 오명을 남기데 되어 괴롭고 부끄럽다"며 "내 인생에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지만 타지에서 혼자라도 농구만은 계속 하고 싶다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다. 죄책감과 후회, 부끄러움으로 마음이 무겁고 또 두렵기도 하지만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아 선택하게 됐다"며 그동안 자신을 아꼈던 농구 팬에게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