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항시민이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생수를 가져가라는 글과 함께 생수를 쌓아둔 사진을 올렸다. 독자 제공"태풍이 남긴 깊은 상처를 이웃의 사랑으로 극복해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단전·단수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기 위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태풍이 불어 닥친 지난 6일 새벽 이후 포항지역 맘카페에서는 '생수 나눔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포항 남구 오천지역을 중심으로 수천여 가구가 단수와 단전이 되면서 마실 물조차도 구할 수 없는 등 큰 불편을 겪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들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 시민이 차량에 물을 싣고 이동하는 사진을 맘카페에 올렸다. 독자 제공시민들은 생수 수십여 개를 직접 구입해 대피소에 전달하거나, 맘카페를 통해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뒤 이를 제공하고 있다.
포항지역 맘카페에는 생수를 전달하고 싶다는 글과 생수를 전달하기 위해 차량에 싣고 가는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포항에 연고가 없거나 부탁할 사람이 없는 이웃을 위해 자신의 집을 사용하라는 글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시민은 자신이 운영하는 원룸 건물의 빈 방을 제공하겠다고 나섰고, 한 체육관 운영자는 화장실과 샤워장을 무료로 개방하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시민은 재난민에게 무료로 머리를 감겨주고 세탁과 물, 전기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 미용실에서 무료로 머리를 감겨 드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독자 제공
이와 함께 단전으로 불편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휴대폰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글도 속속 올라오는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이웃돕기 활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주민들의 기본생활 보장을 위해 한전, 이동통신사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생활불편을 신속히 해결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복구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포항에서만 사망 9명과 실종 1명, 부상 2명 등 모두 12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2천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