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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태협-쌍방울 '대북 교류' 매개로 한몸처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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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아태협-쌍방울 '대북 교류' 매개로 한몸처럼 움직였다

    아태협 회장 출판기념회 김성태·배상윤·양선길 등 총출동
    쌍방울·필룩스·아태협 3자 업무협약…관계사 임원 10여명
    민주당 여성 원로 정치인 사외이사도 참석 확인

    연합뉴스연합뉴스
    민간 대북 교류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쌍방울그룹이 2018~2019년 대규모 남북 교류 행사를 기점으로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태협 회장이 쌍방울 계열사 임원으로 영입됐고 쌍방울그룹은 수억원의 기부금뿐 아니라 본사 사무실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두 기관 사이 여러 인적·물적 교류가 수년 간 유지된 것이다. 특히 2019년 초 아태협 회장의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쌍방울·KH그룹과의 업무협약이 동시에 진행됐고, 협약식에 두 그룹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김성태·배상윤 회장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1월26일 서울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아태협 안모 회장의 책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 출판기념회는 쌍방울그룹과 KH그룹, 아태협 3개 기관의 후원협약식과 동시에 열렸다.

    당시 행사에는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과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행사 사진 등을 보면 나노스, 광림, 필룩스, 삼본정밀전자, 장원테크 등 그룹 계열사들이 후원사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된다. 이 자리에는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성석경 광림 대표 등 그룹 주요 고위 임원 10여명이 총동원됐다. 김성태 회장의 측근 중 쌍방울 전환사채(CB) 발행 및 자금 관리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그룹 임원과 국회 대변인 출신의 계열사 사외이사도 동행했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 출신의 여성 원로 정치인도 그룹 임원 자격으로 행사에 갔다고 한다.

    쌍방울은 아태협과의 후원 협약 전후로 경기도와 아태협이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2차례 공동 주최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행사에 수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복수의 아태협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행사 비용 전액은 쌍방울그룹의 후원금과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충당됐다. 경기도 협력 기금은 1회 3억원씩 총 6억원이 지급됐다고 한다.

    이렇듯 아태협의 대규모 행사를 쌍방울이 물심 양면으로 도운 뒤 아태협 회장 안모씨는 2019년 1월 쌍방울 핵심 계열사 나노스(현 SBW생명과학)의 사내이사로 영입됐다. 안씨는 3년 임기가 만료됐지만 올해 3월 재선임돼 현재도 사내이사로 근무 중이다. 남은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나노스는 안씨와 함께 국회 대변인 출신 김모씨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씨는 현대아산 전략기획실장과 관광경협본부장 등을 지낸 대북 전문가다. 같은 시기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도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양선길 대표는 "(대북 전문가 영입이)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었다.

    2020년 7월 아태협이 광복회 등 민간 통일단체들과 함께 개최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대국민 궐기대회'도 쌍방울·필룩스그룹이 공식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이 궐기대회가 열린 2020년 아태협에 기부한 법인·개인 15곳 중 10곳이 쌍방울과 필룩스 관계사로 확인됐다.

    아태협 회장 안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018~2019년 국제대회 개최와 관련해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밖에 별도로 기부금을 받은 적은 없다"면서 "쌍방울 본사에 있는 사무실은 기부 영수증을 끊어주는 대신 임대료 없이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게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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