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에서 간호사 고미호 역을 연기한 배우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는 예상치 못한 '잭팟'이었다. 6.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시작한 시청률은 종영에 2배가 넘는 13.7%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방송·영화·가요계를 누비느라 바쁜 배우 임윤아가 있었다.
소녀시대 윤아로 더 잘 알려진 임윤아는 최근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과 '빅마우스'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명실상부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소녀시대로 가요계 정상에 올랐던 그는 이제 방송·영화계에서도 '믿고 보는'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가는 중이다.
'빅마우스'에서 임윤아는 능동적이면서도 직업적 소명 의식이 뚜렷한 간호사이자 살인 누명을 쓴 생계형 변호사 박창호(이종석 분)의 아내 고미호 역을 맡아 활약했다. 주인공 박창호가 굵직한 사건들을 이끌었지만 고미호 역시 가장 중요한 조력자로 꿋꿋하게 진실을 파헤쳐 갔다. '죽음'이라는 아쉬운 결말에도 고미호 캐릭터를 향한 시청자들의 애정이 넘치는 이유다.
500만 관객을 돌파한 '공조2'와 시청률 13%를 넘어선 '빅마우스'까지. 지금 임윤아는 데뷔 이래 배우로서 가장 뜨거운 전환점에 서 있다. 스스로 '워커홀릭'은 아니라고 하지만 30대인 지금에도 바쁘게 살아온 지난 시절에 언제나 '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지난 19일 성수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가진 임윤아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에서 간호사 고미호 역을 연기한 배우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Q 미호가 사망한 결말을 아쉬워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이런 결말을 언제 알게 됐는지, 또 결말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A 초반에 작가님이 이야기를 해주시긴 했다. 그래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조심스러울 수 있다 보니 작가님과 감독님 모두 고민을 많이 하셨다. 결국에는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으신 부분으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방송이 되고 나서 시청자 분들이 미호를 응원하고, 미호에 애정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어떻게 하지'란 이야기를 작가님도 하셨다. 작품적으로 봤을 때는 마지막까지 미호다운 모습을 보여준 결말이라 잘 받아들이게 되더라.
Q '빅마우스'가 이렇게 잘될 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소녀시대 컴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A 결과를 보고 작품을 선택하거나 그러면 힘든 부분이 많이 생길 수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과정을 중요시하게 됐다. 결과는 잘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 이 작품을 끝내고 나면 하게 될 경험과 성장을 중점으로 두고 선택하는 것 같다. 결과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서 더 기분이 좋다. (웃음) 빅마우스라는 소재 자체가 흥미로웠고, 인기 요인 중 하나도 빅마우스가 누구인지 이야기하면서 퍼져나간 것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계획한 건 아니지만 드라마, 영화, 가수 활동이 공교롭게 겹치게 됐다. 이렇게 활동을 다양하게 보여준 게 처음인데 너무 감사함이 크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2022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될 것 같다. 모든 성적이 좋은 해가 오는 것도 진짜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큰 사랑을 받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뭐든 꾸준히 하면 좋은 일이 오는 확률이 높아지나 보다.
Q 굉장히 능동적이면서도 행동력과 결단력, 직업적 사명감까지 갖춘 캐릭터였다. 어떤 식으로 준비했는지 또 실제 성격에 영향을 받기도 했는지 궁금하다A 감정의 폭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려고 했다. 고미호는 능동적이고 정의롭고 지혜로운 캐릭터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이 행동하는 이유의 전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남편 창호가 교도소에 간 이후에는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뛰어드는 대범함, 남들이 뭐라 해도 남편을 믿는 신뢰, 가족에 대한 사랑, 직업적 사명감 등으로 행동했다. 시작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지만 끝은 직업적으로 사명감과 정의를 지켰던 것 같다.
작가님도 미호에 애정이 컸고, 거침없이 당차고 힘 있는 인물이었다. 저도 영향을 받아 능동적인 면이 생기는 거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겁도 많고 그랬는데 스스로 이런 성격이 생겨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컴백에서 내가 앞장서서 하고 이런 게 별로 어려움이 없더라. (웃음)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에서 간호사 고미호 역을 연기한 배우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Q 이번 소녀시대 컴백에서도 리더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A 이제 멤버들이 회사도 다르고 개인활동도 많이 하다 보니 스케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웠다. 회의 잡는 것조차 어려우니까 처음엔 매 달 바꿔가면서 반장이 되자고 했었다. 저도 그렇게 한 번 했었는데 앨범 준비 시점에 멤버들이 지난번 윤아가 반장이었을 때 조율이 잘되고 의견 취합이 빨랐다, 제대로 앨범 담당을 시키자고 이야기를 해서 앨범 한정 반장을 제가 했다. 부반장은 수영과 티파니였다. (웃음) 그 때는 촬영 여유가 있어서 잘 해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바빠서 그때만큼 잘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Q '빅마우스'가 방송하는 시기에 수영, 유리 등 다른 소녀시대 멤버들 드라마들도 방송을 했다. 연기와 관련된 이야기도 서로 나눴을까A 개인활동과 단체활동이 겹친 멤버들이 많아서 육체적 피로를 서로 공감하며 위로하고 의지를 많이 했다. 단체활동 하다가 바로 개인 촬영하고 그런 멤버들이 있으니까 '나도 촬영하다 왔다' '촬영 가야 된다' 이러면서 서로 다독이며 응원했다. 비슷한 경험을 쌓고 가다 보니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고 그런 게 힘이 된다. 그래도 소녀시대 활동이나 연기나 '짬'에서 오는 느낌과 스타일, 노하우로 시간을 많이 줄이고, 개인 시간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Q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자신이 잘하는 것을 계속 발전시키기 보다는 전혀 다른 장르와 캐릭터들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 같다. 원래 새로움을 추구하는 편인지A 큰 변화는 아니어도 캐릭터가 가진 결은 좀 다를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을 보여 드리려고 한다. 다음 드라마가 '킹더랜드'인데 로맨틱 코미디다. 그런 장르는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 새로운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일관되게 능동적인 캐릭터를 하는 편이란 이야기도 많이 주신다. 일단 제가 끌리는 걸 해나가고 있다. 캐릭터마다 능동적인 공통점이 있어도 성격은 다르니까 그런 변화로 새로움을 만들어 가려는 것 같다. 누아르 톤을 가진 '빅마우스' 역시 이런 작품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끝나고 나서 보면서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액션도 많이 보다 보니 기회가 되면 해봐도 좋겠단 생각이다.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에서 간호사 고미호 역을 연기한 배우 임윤아. SM엔터테인먼트 제공Q 드라마 '킹더랜드', 영화 '2시의 데이트' 등 예정된 차기작들이 많다. 잇따라 촬영을 이어가서 사실상 휴식기가 없어 보이는데 원래 좀 워커홀릭(일 중독자) 스타일인지
A 올해 코로나 상황 때문에 예정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많다. 예상치 못한 상황들 속에서 겹치거나, 쉴 시간이 줄어들거나 그랬던 것 같다. 제가 하나하나 선택한 것들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될 줄은 생각을 못했다. 지금도 쉬는 기간이기는 하다. (웃음) 그래도 결과들이 다 좋아서 오히려 다음 단계를 가는 것에 더 힘이 생긴다. 전 워커홀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올해만 봐도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다. 하나를 끝내면 쉬기보다는 다음 것을 생각하는 게 익숙해진 느낌이다. 10대, 20대 너무 바쁘게 지내온 게 저도 모르는 사이 몸에 배어있다. 그래서 쉬엄쉬엄 해야겠다는 생각이 단번에 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의무적으로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여유를 만끽하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마인드로 살아가고 싶다. (웃음)
Q 어느덧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임윤아를 움직인 원동력은 무엇일까A 큰 목표를 놓고 달려가기 보다는 하나씩 쌓여서 단단해진 것 같다. 제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드리려는 편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시면 또 에너지를 얻는다. 그걸 계속 잘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제 활동을 기다렸다가 좋아해주시는 팬들 반응이 보면서 더 원동력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원동력이 팬들의 사랑'이라고 하면 상투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 더 크게 느꼈다. 팬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있을 수 있고, 계속 함께 걸어나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 크게 든다. 이런 걸 하면 팬들이 더 좋아하겠지란 마음으로 선택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윤아를 좋아하길 잘했다'고 뿌듯해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심어주고 싶다. 옛날에는 다른 면을 보았다면 요즘에는 눈앞에 있는 걸 잘 해나가야겠단 생각이 든다. 연예인 하길 잘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