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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보증금제 제주·세종에서만…"12월 분명히 시행" 장관 약속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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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컵보증금제 제주·세종에서만…"12월 분명히 시행" 장관 약속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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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12월2일부터 제주·세종지역 '전국 매장 100곳 이상' 프랜차이즈 대상
    제주·세종 선도사업 평가 뒤 타지역 확대…전국 시행계획은 미정
    당분간 브랜드별로만 반납·수거 가능…교차반납은 추후 시행키로
    "성공 사례 만드는 게 중요…제도축소 여부는 정책 성과로 보이겠다"
    환경단체 "보증금제 또다시 유예하는 것이자, 국정과제 이행 거부"

    서울 양천구 목동의 가온길 오목광장 원형 대리석 시설물에 일회용컵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최유진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의 가온길 오목광장 원형 대리석 시설물에 일회용컵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최유진 기자 
    환경부가 '6개월 유예' 조치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결국 대폭 '축소 시행'하기로 했다. 전국이던 시행 지역이 제주·세종 2개 광역자치단체로 줄었고, 타지역 시행 일정은 미정이다. 브랜드간 교차반납도 당분간 불허된다.

    환경부는 보증금제 시행 지역을 제주도와 세종시로 한정한다는 내용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시기는 예정대로 올해 12월 2일로 하되,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증금제는 커피판매점 등 프랜차이즈 매장의 종이·플라스틱 일회용컵에 대해 300원씩의 보증금을 매겨 재활용 확산과 발생억제를 꾀하자는 제도다. 커피를 일회용컵에 구매한다면, 커피값에 300원을 더해 지불했다 추후 일회용컵을 반납하면서 300원을 되찾는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제주도는 관광객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서, 중앙부처 등이 밀집한 세종시는 공공 차원의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어서 선도시행 지역에 선정됐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는 제주·세종 공공장소에 무인회수기를 집중 설치하고, 희망 매장에 무인회수기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각 지자체와 협력해 반환수집소 등도 설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보증금제 적용 매장에는 △라벨비(6.99원/개) △보증금 카드수수료(3원/개) △표준용기에 대한 처리지원금(4원/개) 등 비용, 라벨 부착 보조도구(라벨 디스펜서) 및 일회용컵 간이 회수지원기 구매비용이 지원된다. 보증금제 매장에서 테이크아웃용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매장의 자체 할인혜택과 함께 동일 수준의 탄소중립실천포인트가 추가 제공된다.

    당초 제도 시행시점은 올해 6월10일이었다. 이는 2020년 6월 자원재활용법 개정으로 보증금제가 도입될 때 확정된 사항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과 국민의힘의 반발로 12월2일로 시행이 연기됐다. 환경부는 보증금제 시행을 코앞에 둔 5월20일 유예를 결정했는데, 불과 2주전 서울의 한 커피매장에서 시연회까지 벌인 상황이었다.

    전국 시행확대 불분명…교차반납 당분간 못해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보증금제는 당초 전국 3만8천여 곳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동시 시행하기로 돼 있었다. 대상 브랜드는 전국 매장 수가 100개 이상인 △이디야·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커피 판매점 △던킨도너츠·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제과·제빵점 △롯데리아·맘스터치·맥도날드·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 △배스킨라빈스·설빙 등 아이스크림·빙수 판매점 △공차·스무디킹·쥬씨 등 기타음료 판매점 등이었다.

    이게 올 12월2일 제주·세종 지역에 있는 해당 브랜드 매장에서만 실시하는 것으로 축소된 것이다. 환경부는 "대상 매장은 기본적으로 기존 시행령 규정에 따른 프랜차이즈 매장을 적용한다. 그 부분을 현재로서는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제주·세종의 선도사업은 12월 2일부터 시행될 것이고, 성과를 보면서 로드맵을 만들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제주·세종 외 타지역으로의 확대 시행 계획은 구체화된 게 없다. 환경부는 "전국 확대시행 시점을 지금 확정하기는 어렵다.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밝히기보다는 지자체와 합의된 이후 발표하는 게 더 책임 있는 자세"라고 밝혔다.

    또 브랜드간 교차 반납·수거는 당분간 허용되지 않고, '브랜드별로 반납'하도록 바뀌었다. 환경부는 "원칙적으로는 교차반납을 허용한다는 것이지만, 시행 초기 모든 유사 브랜드가 제도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브랜드별 반납을 허용하는 것"이라며 "교차반납 체계로의 전환은 대상 브랜드의 확장 등 변화에 따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예 전 계획에 따르면 소비자는 일회용컵을 당초 구매 매장에든, 같은 브랜드의 다른 매장에든, 다른 브랜드의 다른 매장에든 반납만 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었다. 길거리에 방치된 일회용컵을 주워서 아무 매장에 반납해도 보증금을 받을 수 있었다.

    제도 축소…"또다시 유예한 것" 환경단체 비판

    한화진 환경부 장관. 윤창원 기자한화진 환경부 장관. 윤창원 기자
    대상 매장의 대폭 축소와 교차반납 제한은 결국 제도 시행의 축소를 의미한다. 이는 시행 유예 뒤 기자간담회에서 "12월1일까지 유예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2일에는 분명히 시행한다"던 한화진 장관의 호언장담이 무색한 상황이 됐다.

    특히 이는 윤석열정권 국정과제의 번복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5월 초 발표된 110대 국정과제 중 89번째 과제 항목에는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22년 6월) 등 1회용품 사용감량 지속 확대"가 적시됐다. 현 정부는 제도 시행을 6월로 못박아 놓고, 12월로 미룬 데 이어 시행도 축소시킨 셈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 최초 적용 제도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선도지역 사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라며 "제도 축소가 아니냐, 후퇴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책의 성과로 답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연대체인 한국환경회의는 환경부의 방침에 반발해 이날 오후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증금제 전면 시행을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전국 시행 확대에 대해 어떤 구체적 계획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보증금제를 또 다시 유예하겠다는 결정과 같다"며 "보증금제는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환경부 발표는 국정과제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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