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카메룬' 경기에서 몸을 풀고 있다. 류영주 기자후반 34분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그라운드에 누웠다. 앞선 플레이에서 당한 부상 때문.
파울루 벤투 감독은 백승호(전북 현대)를 준비시켰다. 백승호가 교체 준비를 하는 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이강인(마요르카)의 이름을 외쳤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후반 36분 황의조 대신 백승호를 투입해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9월 A매치 최대 관심사는 이강인이었다. 지난해 3월 일본 원정 이후 18개월 만의 대표팀 합류. 최근 스페인 라리가에서 1골 3어시스트(공동 1위)를 기록하는 등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었기에 기대가 더 컸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한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9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강인의 현재 경기력과 폼 등 대표팀에 필요한 상황을 고려해서 선발했다. 이강인의 특징은 잘 알고 있다. 공격 프로세스, 판단력이 뛰어나다. 수비 과정은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끝내 이강인을 그라운드에 세우지 않았다.
2대2 무승부로 끝난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교체 카드 1장이 남았지만, 이강인을 부르지 않았다. 1대0으로 승리한 카메룬전에서는 황의조의 부상으로 공격진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도 이강인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백승호를 선택했다.
이강인을 쓰지 않으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코스타리카전 후에는 "이강인만 출전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을 피했다.
카메룬전 후에도 답변은 달라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다른 선수로 플레이하기로 결정한 부분이다. 경기 중 팀에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분석해 다른 옵션을 선택하기로 했다. 전술적인 선택"이라면서 "팀보다 선수 개별적인 이야기가 더 많다. 모든 선수를 출전시키기는 어렵다. 9월 A매치 두 경기 모두 이강인이 출전하기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에게도 납득할 만한 설명은 없었다.
이강인은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다. 다들 소속팀에 잘 돌아가고, 몸 안 다치고 조심히 잘하고 있으라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개인적으로 한 이야기는 없다. 팀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담담했다. 이름을 외친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이강인은 "선수로서 너무 감사했다. 많이 응원해줬으니 앞으로 소속팀에 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겠다"면서 "당연히 축구 선수로서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 커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기에 다시 소속팀에 돌아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