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깜짝 투수 변신. 연합뉴스현역 마지막 경기에 나선 이대호(40·롯데)가 불펜 투수로 깜짝 변신해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홈 경기를 끝으로 22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롯데 선수단은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 작별 인사를 보냈다.
이날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중견수 뒤 담장을 맞추는 2루타를 날려 선취 타점을 뽑아내는 등 3 대 2 승리에 기여했다.
그리고 경기 전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예고한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팬들에게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대호는 3 대 2로 앞선 8회초 네 번째 투수로 나서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이대호는 투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부상 때문에 입단 직후 타자로 전향했다. 과거 경남고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던 그는 은퇴 경기를 통해 21년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팀 LG도 이대호를 위한 '스페셜 이벤트'에 동참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한석현 대신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타석에서 투수를 압도하던 이대호는 마운드에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초구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은 뒤 2구째에는 고우석의 파울을 유도했다. 3구째 직구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지만, 4구째 승부에서 고우석을 땅볼로 처리하며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수확했다.
이대호는 고우석을 땅볼로 잡아낸 뒤 구승민에게 배턴을 넘기고 다시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배팅 상대로 나선 고우석과의 포옹도 빼놓지 않았다.
롯데는 이날 LG에 3 대 2 승리를 거뒀다. 팀이 앞서가던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를 추가한 이대호는 홀드 1개를 수확하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