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다현. 한국배구연맹현대건설의 미들 블로커 이다현(21)은 대표팀에 다녀오느라 소속팀 훈련을 소화할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장 185cm의 미들 블로커 이다현은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도약해 블로킹 2위(세트당 0.735개), 속공 2위(세트당 0.500개)에 오르는 등 활약하며 베스트7에 선정됐다.
리그 정상급 미들 블로커로 성장한 이다현은 어느덧 데뷔 4년 차 시즌을 맞았다. 최근 서울 청담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만난 그는 새 시즌을 앞두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양효진, 황민경, 고예림 등 베테랑 언니들 대신 선수단 대표로 뽑혀 참석한 자리였다. 이다현은 "내가 미디어 데이에 참석하게 돼서 놀랐고 걱정됐다"면서 "팀을 대표로 각오를 말해야 하는 입장인데 내가 해도 되나 싶었다"고 얼떨떨해했다.
이다현은 비시즌 대부분을 대표팀에서 보내 소속팀 훈련을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6월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출전한 뒤 9월에는 2022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다녀왔다.
팀워크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다현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맞춰나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근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팀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다현은 "팀에 합류한 지는 2주가 넘었다. 6개월 동안 다른 세터 언니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다시 준비하는 단계"라며 "지금은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다. 코트에서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서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현대건설 이다현. 한국배구연맹새 시즌을 앞두고 강성형 감독의 특별 지시가 내려졌다. 이다현은 "감독님이 지난해부터 유효 블로킹을 강조하셨다"면서 "공이 윙 공격수에 몰리지 않도록 미들 블로커도 공격에 적극 참여하라고 주문하셨다"고 밝혔다.
그만큼 새 시즌에는 미들 블로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이다현의 부담도 커졌다. 하지만 이다현은 "(양)효진 언니가 있기 때문에 나는 부담을 갖지 않으려 한다"면서 "효진 언니를 서포트하면서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장 190cm의 미들 블로커 양효진은 지난 시즌 블로킹 1위(세트당 0.744개). 속공 1위(55.60%), 오픈 공격 1위(50.90%)로 눈부신 활약을 펼쳐 정규 리그 MVP를 수상했다. 이다현과 함께 '트윈 타워'를 구축해 현대건설의 정규 리그 1위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전력 누수 없이 새 시즌을 맞이한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과도 재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정규 리그에서 2위 한국도로공사에 무려 12점 차로 앞선 승점 82로 1위를 차지했던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새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다현은 "멤버가 바뀌지 않은 것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 도 있다"면서 "상대가 우리 플레이에 익숙한 건 단점이 될 수 있다. 이 멤버로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인해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지 못해 챔피언 등극 기회를 놓친 아픔도 이번 기회에 훌훌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이다현은 "당시 리그 중단 소식을 듣고 힘이 빠졌다"면서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지난 일은 잊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큰 경기를 경험해 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면서 "선수들끼리 목표를 우승으로 생각하기보단 소소하게 봄 배구 진출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는 오는 22일부터 6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현대건설은 이날 수원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홈 개막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