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원. 연합뉴스"수아레스가 슈팅을 때렸는데 제가 막는 꿈을 꿨어요."
권경원(30, 감바 오사카)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2013년 전북 현대에 입단했지만, 출전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흘리와 중국 텐진 콴잔을 거치며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은 눈앞에서 놓쳤지만, 서른 나이로 2022 카타르월드컵에 첫 출전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 중앙 수비는 김민재(SSC 나폴리)와 김영권(울산 현대)이 꽉 잡고 있다. 권경원은 흔히 말하는 3번째 옵션이다.
하지만 권경원은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와 만나는 꿈을 꾸며 첫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권경원은 2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수아레스와 만나고 싶다. 분석도 많이 하고 있다. 에딘손 카바니, 다윈 누녜스도 보고 있지만, 수아레스가 세계적은 스트라이커이고 가장 많이 부딪혀야 할 선수이기 때문"이라면서 "꿈에서 나올 정도로 많이 생각하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아레스가 슈팅을 때렸는데 내가 막는 꿈을 꿨다"고 웃었다.
권경원의 국가대표 첫 발탁은 2017년 9월이었다.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해 A매치 27경기를 소화했지만, 김민재와 김영권의 교체 멤버로 활약했다. 그럼에도 권경원은 투입을 기다리며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권경원은 "아무래도 대표팀에서는 벤치에 앉아있던 적이 많았다. 시작 휘슬이 울리면 상대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떤 스타일로 공격하는지 계속 보려고 했다. 상대 공격수가 슈팅을 어느 발로 가져가려고 하는지, 드리블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보면서 준비를 하는 편"이라면서 "언제 들어갈지 모르기에 벤치에 있는다고 마음 편히 경기를 본 적은 없다. 항상 준비된 몸 상태로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최종 명단 발표 후 권경원도 기뻐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권경원은 월드컵 후 웃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권경원은 "최종 명단이 발표되고 한 5분 정도 정말 좋았던 것 같다. 그 5분 뒤에는 월드컵을 잘 마치고 좋아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직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스스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잘 마무리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경원은 중동 경험이 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UAE 알 아흘리에서 뛰었다.
권경원은 "기도 소리가 경기 중에 들릴지, 안 들릴지 모르겠다. 중동에서 뛰었을 때 가끔 경기 중에 기도 소리가 들렸다. 그런 소리가 들리면 순간적으로 어수선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 부분도 신경을 쓰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