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벨기에의 악셀 위첼, 샤를 데 케텔라에르 그리고 케빈 더브라위너. 연합뉴스"우승후보? 우리 팀은 너무 늙었다. 내 생각에 2018년 대회가 우승할 기회였다. 우리는 지금도 좋은 팀이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졌다"
'황금 세대'의 전성기 시절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벨기에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평가받을만 할까? 이 같은 질문에 벨기에의 간판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남긴 답변이다.
더브라위너는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하는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이자 벨기에의 간판 스타다. 말 한 마디의 무게감이 다른 그의 발언은 지나치게 솔직했다.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카타르월드컵 소식을 전하는 주요 매체들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카타르월드컵 F조 2차전에서 모로코에 0-2 완패를 당한 후 벨기에의 라커룸에서 선수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모로코와 경기 전에 있었던 더브라위너의 인터뷰가 알려진 후 벨기에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서 불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면서 모로코전 패배 후 더브라위너, 에당 아자르, 얀 베르통언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세 선수 모두 벨기에의 '황금 세대'를 이끌었던 주역이자 만 서른 살을 넘긴 베테랑들이다.
로멜루 루카쿠가 이들 셋을 강제로 떼어놓아야 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 35세의 수비수 베르통언은 모로코전 패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제대로 공격을 펼쳐지 못했다. 아마도 선수들의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는 뼈있는 일침을 남겼다. 더브라위너의 발언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1승1패로 크로아티아(1승1무), 모로코(1승1무)에 이어 조 3위에 머물러 있는 벨기에는 한국시간으로 2일 자정 강호 크로아티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한편, 카메룬 대표팀 내에서도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 화가 난 주전 골키퍼는 아예 카타르를 떠났다.
리고베르 송 감독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진 앙드레 오나나는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결장했다. 송 감독은 "오나나가 팀의 규율을 지켜야만 다시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국과 평가전에 출전했던 카메룬 골키퍼 앙드레 오나나. 연합뉴스
영국 BBC에 따르면 오나나는 송 감독의 전술에 불만을 품어왔고 송 감독은 자주 골문을 비우는 오나나의 스타일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룬은 오나나가 자리를 비운 세르비아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오나나의 최종전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기회는 사라졌다. 외신에 따르면 오나나는 카타르를 떠나 카메룬으로 돌아갔다.
오나나는 SNS에 공식 입장을 남겼다. "카메룬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싶었지만 출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며 "축구 선수가 종종 경험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상대는 그럴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1무1패로 G조 3위에 머물러 있는 카메룬은 3일 새벽 4시 강호 브라질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기 때문에 16강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