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기초적인 사리 판단도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쟁불사를 외치고 친구의 적은 나의 적이라는 단세포적인 편향외교로는 국민과 나라의 이익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순방에도 어김없이 외교참사가 발생했다. 대통령께서 뜬금없이 이란을 겨냥해 적대적 발언을 내놨다. 형제국이라는 UAE를 난처하게 만들고 이란을 자극하는 매우 잘못된 실언"이라며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하면 현지 교민은 물론이고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우리 선박도 적지 않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 미사일 핵미사일 보도와 일본의 전수방위 원칙 폐기 같은 동북아 국제질서가 2차대전 이후 최대 격변을 맞는다"며 "이런 때일수록 국익을 최우선으로 치밀하고 실용적인 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순방만 나가면 국민이 걱정해야 하는 기가막힌 상황이 더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며 "변명과 핑계, 남탓으로 일관하는 잘못된 행태부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남의 나라 외교에 참견하는 것도 문제인데 대통령이 한술 더 떠 이웃 국가 간 관계를 적으로 규정하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우리 외교부 해명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한 '이XX 외교 참사' 시즌2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언제까지 사고는 대통령이 치고,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되어야 하나"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겸허히 사과하고 무능한 외교라인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이란이 UAE의 적대국이 맞지 않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불난 집에 더 큰 부채질을 해댔다"며 "집권여당의 대표가 아니라 대통령 경호실장을 자처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또 헛발질하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