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캡처'더 글로리' 배우 정성일이 어려웠던 유년시절과 무명배우 시절을 눈물로 고백했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정성일은 생활고로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어머니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긴 시간 먼 곳에 요양을 갔고, 아버지는 자유 영혼이라 집에 안 계셨다"면서 "방황기가 있었는데 부모님이 안 계시다 보니 너무 어린 나이에 초등학생인 누나가 부모님 역할을 했다. 거동이 불편한 친할머니를 모시다 보니 대소변을 우리가 받아야 했다"고 말하다 눈물을 내비쳤다.
어린 정성일은 너무 배가 고파 놀이터에 고인 빗물을 마신 적도 있다고.
그는 "놀이터 보도블록에 비가 오고 나면 물이 고여 있다. 누나가 학교 끝나고 오기 전까지는 먹을 게 없어서 모래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다 그 물을 마셨다. 얻어먹어도 되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눈치가 보였다. 그 물을 먹고 배를 채운 적이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살 나이 차의 누나는 어머니를 다시 만난 19살까지 정성일의 부모나 다름 없었다.
그는 "누나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나도 어렸지만 누나도 아기였다. 그런데 한 번도 내 앞에서 울지 않았다. 가족들만 챙기다가 자신의 인생이 소비됐다. 우리 누나지만 어떻게 저렇게 살았을까 싶기도 하다. 누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당연히 없었을 테고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스물 초반에 데뷔했지만 배우로 자리잡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우유와 신문 배달, 빌딩 청소, 주차 대행, 대리 운전 등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아왔다. 역시 그를 붙잡아 세운 건 누나의 존재였다.
정성일은 "겨울에 너무 추우니까 누나한테 또 손을 벌렸다. 동대문에서 내가 원하는 점퍼를 사서 집에 돌아가는데 누나가 '너 연기 언제까지 할 거냐. 동대문 시장 가면 네 또래 사람들이 너무 치열하게 사는데 그 사람들 속에서 옷만 고르고 있는 네 모습이 너무 한심해 보이더라'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결국 정성일이 열심히 준비한 공을 본 누나는 그의 연기를 인정했다.
그는 "누나한테도 인정을 못 받는데 이 일을 하는 게 맞나 싶었다. 누나한테 인정받고 싶어 다시 연기를 시작하게 됐고, 진짜 절실하게 했다"며 "(누나가 인정한) 그때부터 연기를 계속해도 되겠단 자신감이 생겼다. 매 순간 캐스팅이 될 때마다 믿기지 않았고, 뭐든 오면 목숨을 걸어야겠단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속 대대로 금수저인 하도영과 실제 정성일의 삶은 너무나 달랐다. 그렇기에 정성일은 더 치열하게 배역을 준비했다.
그는 "하도영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걸 가진 사람이다. 나는 현실적으로 밑바닥에 있던 사람인데 하도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나 혼자 상상밖에 할 수 없었다. 감독님에게 어려움을 털어놨더니 주위 자료를 조사해 접근해보라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