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이정효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공격적으로 할 겁니다."
광주FC가 K리그2에서 보낸 2022년은 완벽했다. 25승11무4패 승점 86점. 일찌감치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확정했다. 이정효 감독이 초짜 사령탑이라는 우려도 컸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워 K리그2를 정복했다.
K리그1에서도 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광주의 재강등을 예상하는 시선이 있지만, 이정효 감독은 K리그1에서의 무모한 도전을 꿈꾸고 있다.
이정효 감독은 8일 제주 빠레브호텔에서 열린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분명 K리그1은 다르다. 하지만 광주가 갈 방향은 정해졌다. 내가 어떤 팀을 맡더라고 내 색깔은 그대로 가져갈 것이다. 올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공격적으로 하겠다. 1골을 넣으면 2골을 넣으려고, 또 3골을 넣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도 도전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서 승격, 강등을 경험했기에 나온 노하우. 여기에 K리그2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하는 상상도 꾸준히 하면서 그린 그림이다.
남기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용기 있게 도전하자고 했다. 실패는 내가 책임지면 된다"면서 "돌아보면 승격한 다음에 조금 지키려고 했던 것 같다. 항상 상상을 했던 부분이 K리그2에서 감독을 맡는 것이었다. 내 커리어로는 K리그2가 되지 않을까 했다. K리그1에서 지킬 생각은 없다. 용기 있게 도전하려면 공격밖에 없다. 조금 무모하더라도, 선수들 성장을 위해서라도 지킬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울산 현대나 전북 현대, 제주, 수원 삼성, FC서울 같은 팀과 붙을 때 지킨 다음 결과가 나쁘면 더 억울할 것 같다. 차라리 용기 있데 도전한 뒤 실패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내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도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먼저 이야기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되기 싫어서, 떳떳하고 싶어서 먼저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해 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더러운 축구'라는 표현을 썼다. 엄원상(울산) 등의 이탈로 광주를 무시하는 시선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시의 시선을 이겨내고 K리그1 승격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정효 감독은 "요즘 표현대로 개무시를 당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다. 나는 무시를 당해도 괜찮은데,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 생각은 안 해줬다. 초짜 감독, 듣도 보도 못한 감독이 왔다고 팀 자체를 무시한다는 느낌이었다"면서 "지금도 시험대라 하고, 강등이 걱정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칭찬에 인색한 것 같다. 잘하면 잘한다고 해주면 되는데 시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한다"고 돌아봤다.
광주의 구제적인 목표는 감췄다. 다만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을 아시안게임, 올림픽, 국가대표로 많이 보내겠다는 목표만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 않다. 어린 선수, 잠재력이 있는 선수가 많다. 이 선수들을 앞으로 각급 대표팀으로 최대한 많이 보내려면 공격 축구가 맞다"면서 "무모하게 자신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선수들이 있기에 내가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성장하는 모습에 매일이 즐겁다. K리그1에서 얼마나 할지, 얼마나 높은 곳으로 갈지 나도 기대된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몸소 느끼게 해주고 싶다. 선수들이 각급 대표팀에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정효 감독은 수트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전지훈련 기간이기에 다른 사령탑들은 편안한 복장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것과 비교됐다. 편안함을 쫓지 않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이정효 감독은 "나는 계속 잘해야 한다. 아직 우리 정서는 서울대 학생은 서울대 교수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그게 아쉽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가르치면 된다"면서 "큰 꿈이 있고, 선수들에게 큰 꿈을 가지라고 한다. 자신에게 자신이 없으면 큰 꿈을 꿀 수 없다. 나도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편하다보면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런 마음가짐이라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해 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승격 공약을 내걸었다. 그리고 우승과 함께 사비로 노트북 2개를 선물했다.
하지만 올해는 공약이 없다. 대신 팬들에게 선물을 달라고 했다.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
이정효 감독은 "이제 반대로 우리가 결과를 좋게 내면 선물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제 내가 공약을 거는 것은 식상하다. 반대로 마지막 홈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선물을 줬으면 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