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개막 전 미디어데이부터 화끈했다.
20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 미디어데이. 12개 구단 사령탑과 선수들은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전하면서도 빈 틈이 보이면 가차 없이 디스전을 펼쳤다.
첫 주자는 승격팀 광주FC 이정효 감독이었다. 개막전 상대는 수원 삼성. 수원 이병근 감독이 "지난해 정말 힘들었다"고 말하자 "이병근 감독이 힘들었다고 했는데 우리도 K리그1으로 올라온다고 힘들었다. 잔류가 목표가 아니다. 첫 경기부터 수원 팬들에게 우리 축구가 어떤지 알리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의 화살은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에게 향했다. 제주와 인천은 지난해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승자는 인천이었다. 인천은 4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땄다.
남기일 감독은"인천은 정말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면서 "감독들 얼굴을 보면 대부분 힘든 얼굴인데 조성환 감독은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얼굴이 좋다. 편하게 시즌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농담 섞인 디스전은 이어졌다.
인천 오반석은 "3승을 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포항 스틸러스에게 승점 9점을 가져오고 싶다. 아무래도 인천에 포항과 연이 있는 선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천은 포항에서 신진호를 영입했고, 주축 미드필더 이명주 역시 포항 출신이다.
대구FC 골키퍼 오승훈은 자신감이 넘치는 승격팀 광주에게 반격을 날렸다. 오승훈은 "광주를 상대로 3승을 하고 싶다.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K리그1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통의 라이벌 사이 입담 대결에도 양보는 없었다.
수원 이병근 감독은 FC서울이 4강 후보 중 하나로 꼽히자 "서울이 올라가면 배가 아플 것 같다. 수원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서울에게는 절대 질 수 없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수원 이기제도, 서울 일류첸코도 "슈퍼매치에서 3승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도 부딪혔다. 전북 김상식 감독이 데려오고 싶은 선수로 울산 정승현을 꼽은 것이 시발점이 됐다. 김상식 감독은 지난해 미디어데이에서도 당시 김천 상무 소속이었던 정승현을 탐냈다.
김상식 감독은 "라이벌이니까, 울산 선수들은 다 탐난다"고 말했고, 울산 홍명보 감독은 "옛 말에 우리 팀을 저격하는 선수는 어떻게든 사와서 우리 벤치에 앉히라는 말이 있다"고 응수했다. 정승현 역시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나는 홍명보 감독을 떠나지 않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