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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 뿔났다…"反육아 69시간제, MZ 얘기만 듣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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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빠 뿔났다…"反육아 69시간제, MZ 얘기만 듣겠다고?"

    핵심요약

    윤석열 대통령이 주 69시간 근무제 보완 검토를 지시하면서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은 '일단 멈춤'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하는 엄마, 아빠들은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 69시간제 개편 시도를 '완전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노동시간 개편안에 대해 워킹맘, 워킹대디들의 반응은 '분노'와 '격앙' 그 자체였습니다. 생생한 발언들을 가감없이 전달합니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오후 5시 정각이 되면 엄마는 런닝맨이 된다. 가방을 어깨에 단단히 고정하고 지하철 00역 2번출구를 향해 미친듯이 질주한다. 1시간 30분이 걸리는 출퇴근 거리, 서둘러야 시터 이모님이 저녁 7시에 퇴근할 수 있다.

    워킹맘인 정모(35)씨에게 노동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0.1초만에 격한 반응이 튀어나왔다.

    "정말 미친 거 아니에요?"

    "시터 이모님께 매월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쓰고 있다"는 정씨는 만약 근무 시간이 길어진다면 돌봄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거라고 예상했다.

    "이모님 대부분이 풀타임을 원해서 단기간 일할 분 구하기 정말 어려웠어요. 만약 시간이 늘어나면 비용은 비용대로 올라가고 사람은 더 구하기 어려울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노동개혁 1호'인 노동시간 제도 개편안이 잠정 중단됐다. 윤 대통령 본인의 '지시'로 인해서다. 그는 지난 14일 "MZ 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했다.

    노동자들의 의견을 더 듣겠다고는 했지만, 대통령실의 입장은 청년층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의 장점을 더 홍보하라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육아에 회사일까지 하는 워킹맘, 워킹대디들은 주 69시간 근무제도가 사실상 육아를 할 수 없게 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애를 낳아라, 낳아라 하면서도 근무시간을 늘린다는 것 자체가 육아와 반대되는 것"이라며 "엄마가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편해야 아이를 낳고 키울 생각을 할 텐데 69시간으로 개편되면 딩크족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기준 시간이 더 줄어들어야 한다"며 "근무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69시간 노동제는 엄마뿐 아니라 아빠에게도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다.

    두 아이의 아빠인 최모(43)씨도 "여자, 남자를 떠나서 애 키우는 직장인들은 큰일 날 일이고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MZ세대 의견을 듣겠다는 대통령의 말이 충격적"이라고 했다.

    "어떤 특정 세대의 말을 듣겠다는 것 자체가 웃겨요. 오히려 40대, 50대들이 워킹대디가 많은데 정부의 말은 저출산 이야기하고도 상반되는 말이잖아요."

    민주노총이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노동시간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민주노총이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노동시간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행정연구원의 '한국과 주요 선진국의 노동시간 규제 현황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체 취업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021년 기준 1915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6시간보다 199시간 길었다.

    가령 가까운 일본의 1607시간에 비해서도 훨씬 노동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다른 나라들이 주4일제를 도입하며 근로시간을 줄이는 동안, 출산율 꼴찌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열린 '주69시간 장시간 노동, 크런치모드 방지를 위한 IT노동자와의 간담회'에서 "민주당은 법 개정이 필요한 영역인 노동시간 연장, 69시간 도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16일 MZ세대 노동조합과 업계 관계자를 만나 현장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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