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연합뉴스"형들과 같이 뛰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2022 카타르월드컵을 위해 카타르로 향한 축구대표팀은 27명이었다. 하지만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26명이었다. 나머지 1명은 2001년생 공격수 오현규(셀틱)였다. 등번호를 받지 못한 예비 멤버였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 승리와 16강 진출, 그리고 브라질과 16강. 오현규는 경기를 지켜보면서 형들과 함께 뛰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카타르월드컵 후 4개월 만에 꿈을 이뤘다.
카타르월드컵 후 상황이 급변했다. 비록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스코틀랜드 셀틱 이적이 성사됐다. 셀틱 이적 후 교체로 뛰면서도 3골을 터뜨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계약 종료와 함께 부임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오현규를 3월 A매치 2연전 명단에 포함했다.
오현규는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후반 15분 조규성(전북 현대)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A매치 데뷔전은 아니었다.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아이슬란드)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상태였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전과 콜롬비아전이 주는 의미는 달랐다.
오현규도 "화성에서 A매치 데뷔를 하고, 유럽 진출 후 오랜만에 A매치에 뛰게 됐다. 많은 한국 팬들 앞에서 뛸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셀틱에서도 너무 많은 응원을 보내줘서 감사하게 경기에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을 밖에서 지켜봤는데 이렇게 형들과 같이 뛰는 모습을 상상했다. 함께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더 준비를 해서 함께 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함께 뛰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셀틱 이적은 오현규에게 큰 전환점이었다.
오현규는 "셀틱에 가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점을 극대화시키려 노력했다"면서 "유럽에 진출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 부분도 있다. 유럽 수비수들이 피지컬이 강하다. 피하지 않고, 더 부딪히려고 했다. 그 속에서 더 강해졌다. 수원 삼성의 오현규보다 셀틱의 오현규가 더 강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수 출신 클린스만 감독의 조언도 있었다. 다만 콜롬비아전에서의 아쉬움도 있었다.
오현규는 "공격수에게 이기적인 부분을 주문한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극대화시켜주려고 하는 것 같다. 같은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욕심을 내라고 말해줬다"면서 "아무래도 해외 진출 후 첫 경기라 시차적응이 아직까지 힘들다. 너무 힘들게 적응하고 있는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다음 경기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드디어 등에 새긴 등번호. 카타르월드컵에서 등번호 없던 선수였던 오현규는 26번을 달았다.
오현규는 "대표팀에 와서 등번호를 받았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라면서 "기회가 된다면 유니폼을 간직하도록 하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