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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학살자의 망령…극우단체 제주4·3 추념식서 집회



제주

    되살아난 학살자의 망령…극우단체 제주4·3 추념식서 집회

    서북청년단 집회 신청…도민 사회 "4·3 영령과 유족 가슴에 대못질, 철회하라"

    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역에서 유족이 오열하고 있다. 고상현 기자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묘역에서 유족이 오열하고 있다. 고상현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의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 이후 4·3을 폄훼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데 이어 급기야 극우단체가 4·3추념식에서 집회까지 열기로 했다.
     
    도민사회와 4·3 단체는 "4·3영령과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28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서북청년단은 제75주년 4·3추념식이 열리는 다음달 3일 4·3평화공원 입구에 집회를 신고했다. 옛 서북청년단 사무실, 제주시청 등에서도 집회를 연다.
     
    '서북청년단'은 70여 년 전 4·3 당시 악명을 떨쳤던 단체다. 도민을 상대로 약탈과 갈취, 폭행, 살인을 일삼았다. 이번에 집회를 신청한 A씨가 옛 서북청년단 명칭을 사용한 것이다.
     
    A씨 측은 "4·3은 명명백백히 증명된 남로당의 대한민국 건국 방해를 목적으로 한 무장폭동이었다. 남로당의 무자비한 무장 폭동에 수많은 도민이 희생된 역사"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4·3추념식이 열린 평화공원에서 맞불집회를 예고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성명을 통해 "유족의 면전에서 '4·3은 폭동이며 4·3을 진압한 서북청년회의 깃발을 올려 기념하겠다'며 4·3 영령과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4·3 왜곡과 극우세력의 준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학살테러집단 서북청년단을 자임하는 극우단체가 추념식 장소에 온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도 논평을 내고 "서북청년단은 진상조사보고서에도 나왔듯이 4·3 발발 전부터 도민과 갈등을 빚어 4·3 발생의 한 원인이자 대량학살을 자행한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4·3특별위원회는 "서북청년단 이름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류애‧역사적 의식이 전무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장 집회 계획을 철회하고 어리석은 만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극우정당에서 내건 4·3 폄훼 현수막. 고상현 기자극우정당에서 내건 4·3 폄훼 현수막. 고상현 기자
    제주4·3 추념식을 앞두고 유가족과 희생자에게 대못을 박는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지난달 국민의힘 태영호 국회의원(서울 강남구 갑)의 망언이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3일 태영호 의원은 3·8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아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말한 데 이어 사과 요구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후 우리공화당과 자유당, 자유민주당 등 극우정당에서 '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고 적은 현수막을 도내 80여 곳에 내걸기도 했다.
     
    허영선 4·3연구소장은 이들의 행태에 대해 "상처를 헤집는 일이다. 유족들이 4·3추념식에 앞서 이런 만행을 보는 것 자체가 가슴이 찢어지고 울렁거리고 화가 난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정부 4·3진상조사보고서가 나오고 4·3특별법이 제정됐다. 이런 공식 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이른 4·3에 대한 왜곡이다. 도민뿐만 아니라 국민까지 모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에 의해 발간된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는 제주4·3을 이렇게 정의한다.
     
    '1947년 3월 1일(3·1절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해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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