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부경. KBL 제공최부경(SK)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수비다.
하지만 SK 6라운드 전승의 비결에는 최부경이 공격이 있었다. 분명 화려함은 없다. 대부분이 득점이 김선형, 또는 자밀 워니의 어시스트로 나온다. 하지만 최부경의 득점은 우승에 도전하는 SK에게 또 하나의 무기가 됐다.
최부경은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 최종전에서 19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SK도 DB를 86대75로 제압하고, 6라운드 전승을 완성했다.
최부경이 공격에 나선 시점은 공교롭게도 최준용의 부상 시점과 겹친다. 5라운드에서 평균 10.9점을 넣었고, 6라운드에서는 평균 12.4점을 기록했다. 필드골 성공률 65.1%를 기록할 정도로 확률 높은 공격 옵션이었다. '최부경 존'의 탄생이다.
SK 전희철 감독은 "자신감인 것 같다. 워니, 선형이와 콤비 플레이도 좋아졌다. 거기에서 받아먹는 점수가 나온다"면서 "예전에는 주저함도 있었다. 최준용 부상 이후 급격히 올라왔다. 공격을 언제하고, 또 어떤 타이밍에 들어가면 공이 온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칭찬했다.
최부경이 DB를 상대로 기록한 19점은 2018년 11월13일 삼성전 20점 이후 최다 득점이다.
최부경은 "어떻게 보면 사소한 깨달음으로 인해 바뀐 것 같다. 결국 농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라 팀 스포츠다.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재미를 알고, 더 신나게 할 수 있었다. 내가 찬스라고 아무리 말해도 볼 핸들러가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찬스에서도 내가 적절한 자리에 있지 않으면 마찬가지"라면서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 그런 부분에서 나도 에너지를 얻었다. 수비에서도 더 힘이 난다"고 설명했다.
SK는 36승18패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LG와 동률이지만, 상대전적(3승3패 후 득실 편차)에서 밀려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6라운드 전승이라는 KBL 역대 10번째 기록을 세웠다.
상승세는 플레이오프로 이어진다.
최부경은 "처음 스타트를 끊었을 때 호흡에 비해 지금은 손발을 맞추는 것에서 자기 역할을 안다는 것 자체로도 팀이 업그레이드됐다"면서 "분기점은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위기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 됐다. 플레이오프와 연결될 것이다. 분명 플레이오프에서 위기가 올 텐데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시작이 가장 중요하다. 본의 아니게 쫓아가는 것을 즐기는 것 같은데, 플레이오프에서 더 강한 상대와 다전을 하려면 틈을 주지 않아야 한다. 처음부터 불타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플레이오프에서 다들 긴장감이 고조되고, 텐션도 올라가기에 걱정이 덜 할 것 같다.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 선수는 많다. 재미있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