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흥국생명. 한국배구연맹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흥국생명의 승리로 끝났다. 흥국생명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56.26%(16회 중 9회)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1년부터 최근 10차례 열린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무려 9회에 달한다.
옐레나(32점), 김연경(26점) 쌍포가 흥국생명의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온 도로공사는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무릎을 꿇었다.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이 열린 3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경기 전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다소 착잡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1차전에서 링거를 맞고 경기에 나섰던 미들 블로커 배유나의 컨디션은 다행히 호전됐다. 하지만 토종 에이스 박정아의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 김 감독은 "1차전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완벽하진 않지만 배유나는 컨디션을 되찾은 듯하다"면서도 "박정아는 아직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근심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한국배구연맹
김 감독은 1차전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을 막기 위해 외국인 선수 캣벨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기용했다. 이 전략은 수비적인 면에서 효과를 봤지만 화력 대결에서는 열세를 보였다. 이에 3세트부터 캣벨의 자리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옮겼지만 그때부터는 흥국생명의 쌍포 옐레나와 김연경이 나란히 불을 뿜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김 감독은 "오늘은 정상적으로 나선다. 상황에 맞춰 박정아를 아포짓 스파이커 혹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할 생각"이라며 "여의치 않으면 미들 블로커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를 빼고 박정아를 (미들 블로커에) 기용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차전 승리마저 놓친다면 궁지에 몰릴 수 있는 만큼 라인업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할 세터 이윤정에 대해서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더 많은 많을 하면 오히려 힘들어 할 것 같아서 최대한 편하게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1차전 승리를 거둔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한껏 올라와 있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1차전에서 이겨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줄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지만 자신감을 얻어 (오늘) 경기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된다. 지난 2월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뒤 2개월 만에 정상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