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형종. 키움역대 KBO 리그 개막전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운 안우진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승부의 흐름이 요동쳤다. 키움 히어로즈는 잠시 주춤했지만 뒷심을 발휘해 2023시즌 출발을 산뜻하게 끊었다.
키움은 1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서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이형종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을 시작으로 잔인한 3월을 보낸 KBO 리그는 끊임없는 악재 속에서도 개막전 전 구장 매진으로 출발했다. 10개 구단 체제에서의 개막전 매진은 올해가 처음이다. 고척 스카이돔도 오랫동안 야구를 기다려 온 팬들로 가득 찼다.
키움 안우진은 6이닝 동안 탈삼진 12개를 기록해 역대 개막전 최다(10개) 및 자신의 개인 최다(11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안우진이 버티는 동안 한화 타선은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한화는 불운했다. 버치 스미스가 3회말 2사에서 갑자기 어깨 통증을 호소해 조기 강판한 것이다. 스미스가 내려가자마자 선제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경기 막판 반격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개막 첫 날부터 치열했던 승부는 연장 10회말에 갈렸다.
LG 트윈스를 떠나 올해부터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형종은 2사 만루에서 한화 장시환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쳤다. 8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난 아쉬움을 단숨에 날렸다.
키움은 이형종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에이스의 등판을 낭비하지 않고 시즌 스타트를 기분좋게 끊었다.
안우진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1회와 2회 연속으로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다. 하지만 안우진은 투수가 실점 위기를 넘기는 가장 안정된 방법은 탈삼진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고비 때다마 시속 150km 중반대의 빠른 공을 앞세위 고비를 넘겼다.
반대로 한화에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고비가 찾아왔고 끝내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한화 스미스는 3회말 2사 1,2루에서 갑자기 마운드를 내려갔다. 어리둥절한 상황이었다. 조기 강판 이유는 어깨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는 "과건 부상 부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충분히 몸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등판한 이태양은 에디슨 러셀에게 우측 방면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되던 경기에서 돌발 변수로 인해 0의 균형이 깨졌다. 한화는 운이 없었다.
하지만 보다 강해진 선수층과 자신감으로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한화는 안우진이 내려간 이후 반격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도 굉장히 성숙하다"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평가와 함께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고졸 신인 문현빈이 포문을 열었다.
문현빈은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키움의 바뀐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좌측 방면 3루타를 때려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프로 데뷔 첫 안타다.
한화의 슈퍼 신인 문현빈의 데뷔 첫 안타 기념구. 한화문현빈은 정은원의 3루 땅볼 때 홈에서 아웃됐지만 한화는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채은성의 평범한 3루 땅볼을 키움 내야진이 뒤로 빠뜨리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면서 한화가 1점을 만회했다.
8회초에는 노시환의 선두타자 2루타를 터뜨렸고 좌익수의 실책이 더해지면서 3루까지 진루했다. 이명기의 2루땅볼 때 키움은 홈 승부를 선택했지만 제대로 포구가 이뤄지지 않았고 스코어는 2-2 동점이 됐다.
키움은 10회말에 승부를 끝냈다. 1사 후 김혜성이 좌측 방면 2루타를 쳤고 한화는 이정후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냈다. 에디슨 러셀의 좌전안타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형종이 때린 타구가 3루수를 스쳐 외야로 빠져나간 순간 고척돔은 열광의 분위기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