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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놓친 아본단자 감독의 변명 "김연경만으로 경기 운영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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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놓친 아본단자 감독의 변명 "김연경만으로 경기 운영 어려워"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53 이탈리아) 감독이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 대 3으로 졌다. 정규 리그 1위에 올랐지만 챔피언 결정전 트로피를 놓쳐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팀의 상승세를 이끌던 권순찬 전 감독을 돌연 경질해 배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구단 윗선의 선수 기용 개입 논란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빈축을 샀다. 이후 이영수 수석 코치가 대행을 맡았지만 한 경기 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된 선명여고 김기중 감독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부담을 느껴 감독직을 고사했다. 
     
    이에 김대경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10경기 동안 팀을 이끌었다. 김 대행은 지난 2월 15일 현대건설을 제치고 흥국생명을 정규 리그 1위에 올려놓았다. 흥국생명이 1위를 탈환한 것은 지난해 11월 1일 이후 106일 만이었다. 이후 아본단자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1위를 공고히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2월 23일부터 5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정규 리그 7경기에서 5승 2패를 기록, 흥국생명의 1위 자리를 지켜낸 뒤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했다. 
     
    하지만 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성적을 초라했다. 5전 3선승제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해 우승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에도 3차전부터 모두 패배를 당해 고개를 떨궈야 했다.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1, 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100%(6회 중 6회)였지만 흥국생명으로 인해 86%로 줄어들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라비타 바쿠(아제르바이잔), 페네르바체(튀르키예), 차네티 베르가모(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클럽을 이끈 명장이다. 하지만 V리그에서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한국배구연맹경기 후 아본단자 감독은 패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에는 이런 상황에서 '우승하기 두려워하는 것 같다'는 말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리드를 내줬고, 범실을 계속 저지르는 등 경기를 잘 운영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김연경이 90% 이상 책임지는 팀이다. 한 명으로 경기를 운영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상대 팀 도로공사에 대해서는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할 자격이 있었다"면서 "선수 명단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세터 이윤정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시즌 막바지에 합류해 어려운 점도 있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팀에 적응을 하고 파악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많은 것을 바꾸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국내 배구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에이스에게 맡기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양한 선수들로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내년에 보여줄 배구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짚었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도로공사와 수 싸움에서 밀린 모습을 보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는 이상 내가 준비한 전술을 보여주기는 어렵다"면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엔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옐레나(35점)와 김연경(30점) 쌍포가 나란히 30점을 넘기는 등 화력을 뽐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에 아본단자 감독은 "공격수 두세 명 만으로는 경기가 잘 운영되지 않았다"면서 "세터 이원정도 체력 문제를 겼었다. 세터를 더 활용해야 했지만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팽팽한 점수 차로 졌다"고 전한 뒤 "도로공사가 더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마지막에 운영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끝으로 다음 시즌 계획을 밝혔다. 아본단자 감독은 "당장은 아시아 쿼터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잠시 이탈리아로 돌아갔다가 KOVO컵을 준비할 생각이다. 국내 시장에 대해 지식도 부족해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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